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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회관=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이변은 없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이 4선에 성공했다.
정 회장은 2013년 '4자 구도'에서 당선돼 KFA 수장에 올랐다. 2016년과 2021년에는 대항마가 없었다. 그는 재선에선 '만장일치', 3선에서는 단독 입후보해 무투표로 고지를 밟았다. 그는 12년 만에 실시된 '3자 구도' 선거에서 또 한번 재신임을 받았다.
쉽지 않은 길이었다. 정 회장은 지난해 두 차례의 국회 출석에 이어 문화체육관광부의 특정감사로 출마 결심도 하기 전에 만신창이가 됐다. 가족이 출마를 만류했다. 기업(HDC)을 경영하는 측면에서 주위의 우려도 컸다. 그러나 이대로 멈출 수 없었다. 10년 뒤의 '후회'를 떠올리면서 명예회복을 결심했다. '다시, 축구가 함께하는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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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KFA 선거운영위가 꾸려졌지만 허정무, 신문선 후보는 정 회장의 '신분'을 문제삼았다. 문체부는 특정감사 후 정 회장에게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KFA에 요구했다. 결국 법원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KFA는 행정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다행히 법원이 KFA의 손을 들어줬다. 집행정지 신청의 인용을 결정했다.
첫 번째 선거운동 기간 '링거'까지 맞으며 170여명의 선거인단을 만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닌 정 회장은 두 번째 기간에도 멈추지 않았다.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비행기와 기차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을 제외해도 1만5000km 이상을 이동하며 선거인단을 만났다. 일정이 안되는 축구인들에게는 일일이 통화해 90%의 선거인단과 직접 소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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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도 정 회장 편이었다. 축구종합센터는 축구계의 최대 현안이다. 정 회장이 아니면 안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정 회장의 '마지막 도전'에 진심도 느껴졌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정 회장은 이날 선거 직전 마지막 소견 발표에서 "선거가 연기되면서 축구 행정 공백에 따른 안타까운 심정도 있었지만, 현장에서 더 많은 축구인을 만나서 보람됐다. 선거인단은 192명이지만, 몇배가 넘는 축구인을 만나서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 분 중 나를 응원하는 분도 있었고, 바꿔야할 부분을 조언한 분도 있었다. 현장과 소통이 부족했다는 반성을 하게됐다. 함께 이번 선거에 출마해 고생한 허 후보와 신 후보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두 분의 주장을 들으면서 미처 챙기지 못한 부분을 돌아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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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1994년 현대자동차 구단주를 필두로 축구와 연을 맺은 지 30년이 흘렀다. 망한 대우 로얄즈를 인수해 부산 아이파크로 재탄생시켰고,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를 거쳐 KFA 회장에 올랐다.
그는 재임 기간 중 프로축구 승강제, 골든에이지 프로그램 출범, 디비전시스템 기반 구축 등의 성과를 이뤘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 준우승, 2019년 U-20 월드컵 준우승, 아시안게임 3연패, 2022년 카타르월드컵 16강 등 굵직한 역사도 작성했다.
정 회장의 새로운 4년이 다시 열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