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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역시 준비된 지도자다.
무엇보다 에너지 레벨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대구의 경기력이 좋기도 했지만, 이에 대항하는 강원 선수들의 플레이는 적극적이지 않았다. 소위 눈에 불을 켜고 하는 선수는 데뷔전을 치른 '신인' 이지호 뿐이었다. 뛰는 양에서도 상대를 이기지 못하자, 강원 특유의 능동적인 축구가 나오지 않았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정 감독이 첫 경기임에도 이례적으로 "강원이 지난 시즌 준우승에 취해 있는 것 같다. 지금 이런 경기력으로는 지난해와 같은 분위기를 절대 만들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더 간절하고 절박하게 뛰어야 한다"고 질타를 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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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을 점유하자, 오른쪽 라인도 살아났다. 대구전에서 강준혁-김민준으로 이어지는 단순한 공격으로 이렇다할 기회를 만들지 못한 정 감독은 이지호의 위치를 높은 위치로 올리고 이지호와 이유현 사이에 김강국을 위치시키며, 전개의 다양성을 가져왔다. 이지호는 가브리엘 보다 높은 위치에서 뛰며 골을 노렸고, 멀티골까지 쏘아올리며 기대에 100% 부응했다. 정 감독의 숨은 마법이 만든 결과였다.
일찌감치 '전략가'로 불렸던 정 감독은 초보 답지 않은 유연하면서도, 대담하고, 재빠른 수정으로 위기를 넘겼다. 정 감독은 "대구전 끝나고는 '정경호 쉽지 않겠네'라고 생각했을 거다. 오히려 그런 생각들이 나를 동기부여 하게 만든다. 멀티성 있는 포메이션, 포지셔닝으로 상대를 어렵게 하는 우리 게임 모델이 여전히 위력적임을 알렸다. 강원은 다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