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에 1500억 쓰고, 책임은 직원들이?' 구두쇠 맨유 구단주, 구단 식사까지 감축 대상 포함..."200명 추가 해고까지 단행"

이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5-02-25 15:14 | 최종수정 2025-02-25 16:30


'안토니에 1500억 쓰고, 책임은 직원들이?' 구두쇠 맨유 구단주, 구…
로이터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뇌부가 방만하게 운영했던 책임을 직원들이 짊어진다. 짐 랫클리프 맨유 구단주는 구단 쇄신을 위해 칼을 빼 들었고, 칼끝을 구단 복지와 구조 조정에 겨눴다.

맨유는 25일(한국시각)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의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개선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기업 구조를 개편할 계획이다. 이 계획은 2019년 이후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구단을 흑자로 되돌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개선된 인프라에 투자하기 위해 견고한 재정 구조를 만들 것이며, 조치의 일환으로 직원 협의 과정을 통해 150~200개의 일자리가 감축될 예정이다'라고 발표했다. 이미 지난해 한차례 칼바람이 불었다. 250명의 직원이 맨유를 떠나야 했지만, 맨유는 극단적인 재정 개선을 위해 추가 해고를 예고했다.

직원 해고가 끝이 아니다. 구단 직원들의 식사 메뉴까지도 철저히 제한했다. 영국의 더선은 '맨유 훈련장에서 1군 선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의 점심 메뉴가 수프와 샌드위치로 축소됐다. 코치와 다른 스태프들도 마찬가지다. 구단 직원과 경기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무료 과일만을 제공할 것이다'고 했다. 홈구장 이용 비용을 아끼기 위해 유소년팀의 경기마저 올드 트래퍼드가 아닌 임시 구장에서 진행할 것을 지시했고, 공헌 사업 관련 기금도 삭감했다.

극단적인 구단 재정 감축 정책이다. 랫클리프가 새롭게 구단을 인수할 당시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다. 글레이저 가문으로부터 지난해 2월 맨유 지분을 인수해 구단 운영권을 확보한 이후 랫클리프는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맨유를 다시 명문 구단으로 되돌리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글레이저 가문 시절부터 맨유는 막대한 지출과 인건비 등을 감당하고 있었다. 지출과 반대로 성적은 하락하며 문제가 대두됐다. 랫클리프는 당초 계획을 변경해 구단 내부에서부터 재정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개혁을 전환했다.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밝혔지만, 직원들에게만 향하는 차가운 감축 정책이 큰 지지를 얻기는 힘들어 보인다. 맨유는 최근 몇 년의 이적시장 동안 8500만 파운드(약 1500억원)를 투자한 안토니를 비롯해 메이슨 마운트, 라스무스 호일룬 등 기대치가 낮은 선수들에게 거액을 투자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런 영입 실패의 결과가 오로지 내부 직원들에게 전달된 것이다. 영국의 트리뷰나는 '랫클리프의 재정 감축 정책은 일론 머스크와 비슷하다. 투자로 수익을 늘리는 방안이 아닌 절감부터 고려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불어오는 칼바람이 나아질 미래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시련일지, 구두쇠 구단주의 독불장군 행보일지는 맨유의 성적이 답해줄 예정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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