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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뇌부가 방만하게 운영했던 책임을 직원들이 짊어진다. 짐 랫클리프 맨유 구단주는 구단 쇄신을 위해 칼을 빼 들었고, 칼끝을 구단 복지와 구조 조정에 겨눴다.
극단적인 구단 재정 감축 정책이다. 랫클리프가 새롭게 구단을 인수할 당시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다. 글레이저 가문으로부터 지난해 2월 맨유 지분을 인수해 구단 운영권을 확보한 이후 랫클리프는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맨유를 다시 명문 구단으로 되돌리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글레이저 가문 시절부터 맨유는 막대한 지출과 인건비 등을 감당하고 있었다. 지출과 반대로 성적은 하락하며 문제가 대두됐다. 랫클리프는 당초 계획을 변경해 구단 내부에서부터 재정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개혁을 전환했다.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밝혔지만, 직원들에게만 향하는 차가운 감축 정책이 큰 지지를 얻기는 힘들어 보인다. 맨유는 최근 몇 년의 이적시장 동안 8500만 파운드(약 1500억원)를 투자한 안토니를 비롯해 메이슨 마운트, 라스무스 호일룬 등 기대치가 낮은 선수들에게 거액을 투자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런 영입 실패의 결과가 오로지 내부 직원들에게 전달된 것이다. 영국의 트리뷰나는 '랫클리프의 재정 감축 정책은 일론 머스크와 비슷하다. 투자로 수익을 늘리는 방안이 아닌 절감부터 고려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불어오는 칼바람이 나아질 미래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시련일지, 구두쇠 구단주의 독불장군 행보일지는 맨유의 성적이 답해줄 예정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