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대구야? 맨시티야?' 2023년에는 광주, 2024년에는 강원, 2025년 '돌풍의 팀'은 대구?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5-02-24 14:39


'이게 대구야? 맨시티야?' 2023년에는 광주, 2024년에는 강원, …

'이게 대구야? 맨시티야?' 2023년에는 광주, 2024년에는 강원, …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두 경기를 치른 '하나은행 K리그1 20225', 초반 가장 눈에 띄는 팀은 단연 대구FC다.

대구는 22일 홈에서 열린 수원FC와의 2라운드에서 3대1 승리를 거두며, 2연승에 성공했다. 전반 18분 라마스의 골로 앞서나간 대구는 후반 7분 이용의 자책골, 후반 24분 카이오의 쐐기골을 묶어 완승에 성공했다. 강원FC와의 개막전에서도 2대1 승리를 거둔 대구는 첫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한 K리그1 유일한 팀으로,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대구가 개막 2연승에 성공한 것은 창단 후 처음이다.

결과 보다 더 눈여겨 볼 것은 내용이다. 지난 몇년간 스리백을 중심으로 한 '선수비 후역습'을 강조했던 대구는 올 시즌 포백으로 전환하며, '주도하는 축구'로 색깔을 바꿨다. 박창현 감독의 승부수였다. 의구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대구는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라마스가 중원에 가세하며, '에이스' 세징야가 날개를 달았다. 후방까지 내려와 경기를 풀어야 하던 예년과 달리, 공격지역에 머물며 창의적인 플레이를 연신 펼치고 있다. 세징야가 오른쪽으로 이동해 오른쪽 풀백 황재원과 호흡을 맞추는 모습은 흡사 과거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다니 알베스 콤비를 연상케 할 정도다.

기록이 말해준다. 일단 두 경기 모두 점유율에서 앞섰다. 강원전은 57대43, 수원FC전은 54대46으로 우위를 보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구는 점유율에서 앞서면 오히려 패하던 팀이었다. 상대에게 끌려다녀야 카운터 어택의 효율이 올라가기 때문이었다. 역습 장면은 다이나믹 했지만, 전체적으로 과정 보다는 실리에 초점을 맞춘 대구 축구는 보는 맛은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올 시즌은 볼을 점유하며, 능동적으로 상대를 공략하고 있다.


'이게 대구야? 맨시티야?' 2023년에는 광주, 2024년에는 강원, …

'이게 대구야? 맨시티야?' 2023년에는 광주, 2024년에는 강원, …
세부지표는 더욱 인상적이다. 대구는 올 시즌 두 경기에서 경기당 490.5개의 패스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 대구는 경기당 347.2개의 패스로 12개팀 최하위에 머물렀다. 중앙지역패스와 숏패스도 각각 경기당 277개, 304개로 1위에 올라 있다. 지난 시즌에는 두 항목에서 경기당 186개와 193개로 최하위였다. 전방패스도 경기당 187개로 1위에 오르는 등 대부분의 패스 지표에서 모두 상위권에 올랐다. 한두번의 패스로 역습에 나서던 이전과 달리, 짧고, 공격적인 패스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이 기록으로도 입증됐다.

수비에서도 인터셉트(경기당 16.5개)와 차단(경기당 30개)에서 각각 1위와 2위에 오르며, 적극적이며 공격적인 수비로 상대를 압박하고 있다. 아래에서 진을 치며 수비적으로 임했던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여기에 마무리까지 되는 모습이다. 대구는 두 경기에서 38개의 슈팅을 날렸다. 12개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득점도 5골로 1위다. 기대득점은 3.14로 2위인데, 득점 당 기대득점값은 0.95로 결정력은 다소 아쉽다. 하지만 에드가를 대신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고 있는 정재상이 매경기 발전하고 있는만큼, 개선될 여지가 충분하다.

물론 초반이기는 하지만, 달라진 대구의 행보는 지난 시즌 돌풍의 주역이었던 강원FC를 떠올리게 한다. 2023년 승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기사회생한 강원은 2024년 공격 축구로 전환하며, 창단 최고 성적인 2위까지 올랐다. 대구 역시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살아남았다. 올 시즌 180도 달라진 축구로 초반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공격 축구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대구표 '박창현식 공격 축구'가 계속 위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역시 부상 관리가 필수다. 대구의 가장 큰 약점은 뎁스다. 특히 공격진에 부상이 나올 경우, 대체자가 거의 없는만큼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과연 대구가 2023년 광주, 2024년 강원, 돌풍의 계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올 시즌 K리그1 순위 경쟁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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