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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국가대표 미드필더' 손준호(33·충남아산)가 돌아왔다. 손준호는 지난 2년 롤러코스터를 탔다. 그는 2023년 5월 중국 상하이 훙차오 공항을 통해 귀국하려다 중국 공안에 잡혀 약 10개월간 구금됐다. 지난해 3월에야 석방돼 한국으로 돌아왔다. 3개월 동안 국내에서 몸을 만든 손준호는 지난해 6월 수원FC의 유니폼을 입고 K리그1 무대에 복귀했다.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해 9월 10일 중국축구협회(CFA)가 손준호에게 승부조작 혐의로 영구 제명 징계를 내렸다. 손준호는 다시 선수생명이 기로에 놓였다. 그는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승부조작은 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여론은 악화됐다. 수원FC는 고심 끝에 2024년 9월 14일 손준호와의 계약을 종료했다. 손준호는 포기하지 않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결정을 기다리며 복귀를 준비했다. FIFA는 손준호의 징계를 전세계로 확대해달라는 CFA의 요청을 기각했다. 손준호는 FIFA의 구제로 선수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그는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충남아산의 유니폼을 입었다. 충남아산은 거액을 베팅해 특급 선수를 품었다.
경기 전 배성재 충남아산 감독은 "손준호는 역시 프로라고 느꼈다. 몸 상태가 80~90%는 돼 있었다. 전술과 시스템을 익히면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제주 동계전지훈련 때 빨리 적응했다. 언제 투입할지 모르겠지만 계획은 가지고 있다"며 기용을 암시했다.
손준호는 예고대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그는 팀이 0-2로 밀리던 후반 13분 박세직을 대신해 경기에 나섰다. 천천히 감각을 끌어 올리던 손준호는 경기 막판 날카로운 패스로 김종민의 득점을 도왔다. 충남아산은 1대2로 패했지만, 손준호는 변함 없는 클래스를 선보였다.
경기 뒤 배 감독은 "실력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검증된 선수다. 투입 시기를 봤다. 후반 투입이 필요할 것 같아서 하프타임 때 고민하다가 투입했다. 역시 기대한 대로, 주문대로 했다. 결정적 연결을 했다.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 뒤 손준호의 복귀 소감은 들을 수 없었다. 구단에 따르면 "손준호 선수는 가족들이 와서 개별적으로 일찍 퇴근해서 인터뷰가 어렵다"고 했다.
이날 손준호는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있다. 팬심(心)이다. 이날 손준호가 그라운드에 들어서자 경기장 일부에선 야유가 터져나왔다.
충남아산은 3월 2일 화성FC와 대결한다. 배 감독은 "다음 화성 경기를 분석하고 미팅을 통해 준비하면서 (선발 여부) 결정하겠다"고 했다.
목동=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