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의 리더십'차두리 화성 감독의 프로 데뷔전"아버지는 벤치에 안앉아보셨잖아요?축구는 전술보다 사람"[K리그2 현장인터뷰]

전영지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5-02-23 13:46 | 최종수정 2025-02-23 13:48


'공감의 리더십'차두리 화성 감독의 프로 데뷔전"아버지는 벤치에 안앉아보…

'공감의 리더십'차두리 화성 감독의 프로 데뷔전"아버지는 벤치에 안앉아보…



"아버지는 벤치에 안앉아보셨잖아요? 벤치, 강등 등 선수 시절 다양한 경험이 선수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같아요."

차두리 화성FC 감독이 프로 사령탑 데뷔전을 앞두고 공감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차 감독은 23일 오후 2시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질 '하나은행 K리그2 2025' 개막전이자 화성 창단 첫 경기, 자신의 사령탑 데뷔전 성남FC 원정을 앞두고 환한 표정으로 취재진을 마주했다.

차 감독의 화성은 올시즌 처음으로 K리그2에 합류한 신생팀이다. 현역시절 열정 넘치는 에너지로 큰 사랑을 받았고 유럽 축구에 정통한 '차미네이터' 차두리 감독의 화성 스타일에 대한 팬들의 궁금증이 큰 상황, 2부리그 경기로는 보기 드물게 8~9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프로 데뷔전을 앞둔 차 감독은 "설레고 궁금하고 기분좋다"며 가벼운 표정으로 인터뷰에 나섰다. "일단 저희들은 K리그 경험이 아예 없는 친구들이 오늘 경기장에 많이 나간다. 선수들이 즐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자기한테 오는 좋은 기회, 프로에서 뛸 수 있다는 기회를 선수들이 좀 즐기면서 경기에 푹 빠져서 자기가 잘할 수 있는 걸 좀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성남을 상대로 능동적인 플레이를 주문했다. "일단 첫 경기이고 상대도 아직 한 경기도 안 했기 때문에 정확하게 어떤 전략으로 어떻게 전투적으로 나올진 모르겠지만 우리는 수동적이지 않게 능동적으로 공을 갖지 않았을 때나 공을 가졌을 때나 상대를 계속 지속적으로 괴롭히겠다는 기본 전략을 가지고 경기에 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레전드 아버지 차범근 감독 이야기가 빠질 수 없었다. 차범근 감독은 아들 차두리가 자신보다 좋은 지도자, 감독이 될 거라는 말을 수차례 했었다. 이 말에 대해 차 감독은 "당연히 그렇게 되고 싶다. 아버지는 어쨌든 K리그 우승을 하셨고 대표팀 감독으로서 (프랑스)월드컵을 나갔고 그런 업적들이 있기 때문에 뭐 저한테는 그게 목표가 되는 것이고 그리고 또 한번 거기에 도전하는 입장이다. 그래서 열심히 잘 해볼 생각"이라며 눈을 빛냈다.

국가대표 데뷔전, 프로감독 데뷔전 어느 게 더 떨리느냐는 질문에 차 감독은 "저도 그 감정을 조금 느껴보려고 어제부터 생각을 해봤는데 대표팀 처음 뛰었을 때랑 감독할 때랑 과연 어느 때가 더 긴장이 되는지. 어제까지는 잘 못 느꼈지만 오늘 막상 경기장 오니까 선수 때가 더 긴장됐던 것같다"고 답했다. "감독은 좀더 마음이 편한 것 같다. 선수 때는 잘하고 싶은 욕심,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컸고 그래서 긴장감을 좀 많이 가졌던 것 같다. 감독으로서는 완벽한 건 없지만 또 열심히 준비했고 이제 또 하면서 또 계속 만들어 가야 되기 때문에 조금은 마음 편한 게 있다"고 답했다.


독일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프로 선수생활도 하며 독일어 능통한 차 감독에 대해 차범근 감독은 "좋은 지도자가 될 것"이라는 말을 과거에도 했었다. 키커, 빌트지를 수시로 읽고, 전술 공부도 많이 하고 공감능력도 뛰어난 아들이 인간적으로 지도자로서 자신보다 더 훌륭하게 성장할 것이라는 극찬이었다. 이에 대해 차 감독은 "축구는 공부를 많이 한다고 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축구는 사람들이 뛰어다니고 11명의 인간들이 서로 각각의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뛰는 것이다. 전술 공부도 다 중요하고, 좋은 훈련 프로그램을 가지고 접근하고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쨌든 사람의 공감능력, 그런 공감 능력이 있어야 대화를 하고 소통을 하고 선수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면서 그들이 경기장 안에서 제일 잘 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다. 그게 중요하다"는 지론을 펼쳤다. "그래서 공부보다는 요즘 현대 축구에서는 이 선수들을 매니지먼트하고 정말 그들의 감정 관리를 해주는 게 굉장히 중요한 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차범근 감독이 "선수들을 다 헤아리는 능력이 대스타였던 나보다 나을 것같다"고 말한 부분에 동의하느냐는 이어진 질문에 차두리 감독은 "아버지는 안 해봤잖아요. 벤치에도 안 앉아 봤고 강등도 안 당해봤고 관중석에도 안 앉아봤고 항상 베스트였고 항상 경기를 나간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으니까"라며 웃었다. "저는 뭐 강등도 여러 번 당해봤고 살아도 남아봤고 또 우승도 했고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면서 그런 것들이 뭐 선수단 그런 감정적인 것에 접근하는 데 좋은 점은 있다"라고 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니까 아까 말씀드린 전술적인 것들 그런 게 모든 게 다 복합적으로 돼야 되는데 모든 건 결과가 얘기해 주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했다.

자신의 첫 프로 사령탑 데뷔전에서 첫 프로 무대에 도전하는 후배 선수들를 향한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아직 K리그를 전혀 경험하지 못한 친구들이 선발명단에 굉장히 많이 나와 있다. 이 친구들에겐 도전이고 또 어떻게 보면 아직까지도 프로에서 데뷔를 못했다라는 건 그동안 기회를 잡지 못했다는 건데 그들에게 뭔가 동기 부여도 주고 싶다. 지금 눈앞에 와 있는 기회가 얼마나 좋은 기회인지를 인지시켜 주면서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게끔 그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뜻을 표했다.

성남과의 첫 경기, '차두리 축구'의 관전포인트를 묻자 거침없이 답했다. "이기고 싶다. 첫 경기지만 빨리 첫 승을 해야 선수단이 부담감을 덜기 때문에 이기기 위해서 저희들이 전략적으로 준비를 할 것이다. 상대의 실수를 기다린다기보다는 우리가 상대가 실수할 수 있게끔 유도하고 경기를 조금 액티브하게 가져가려고는 것이 우리 축구의 목표다. 그런 부분을 지켜봐달라."
성남=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