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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손흥민의 토트넘 탈출이 점점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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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판알을 튕기던 토트넘은 재빨리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해 손흥민을 붙잡았다. 실력은 물론 상업적 가치가 여전한 손흥민을 일단 품에 두고, 이후 상황을 도모하겠다는 것이었다. 헌데 최근 기류가 묘했다. 손흥민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약속이나 한듯 손흥민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토트넘 출신 레전드들이 선봉에 섰다. 제이미 레드냅은 "주장 자격이 없다"고 하는가 하면, 제이미 오하라는 "손흥민은 이제 월드클래스가 아니다. 더이상 주장이 돼서는 안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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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배신감이 드는 것은 토트넘 구단의 행보다. 토트넘홋스퍼뉴스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손흥민의 행선지는 한 곳 뿐이다. 사우디아라비아다. 손흥민이 여전히 매력적인 선수지만, 냉정하게 30대 중반을 향하고 있는 동양인 공격수에게 75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할 유럽 구단은 많지 않다.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우디의 손흥민을 향한 관심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지난해 6월 사우디의 알 이티하드가 손흥민에 관심을 보였다. 이적료만 6500만 달러에 달했다. 연봉 규모도 어마어마했다. 선수 생활 말미로 가고 있는 손흥민 입장에서 귀가 솔깃해질만한 소식이었다. 하지만 거절했다. 손흥민은 지난 6월 엘살바도르와의 A매치 후 "사우디에 가고 싶었으면 저는 지금 여기 없었을 것이다(웃음). 저는 축구를 사랑하고, 돈도 중요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건 꿈"이라며 "과거 (기)성용이 형도 한국 주장은 중국에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금은 저에게 돈은 중요하지 않다"고 사우디행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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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재계약 협상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자, 다시 한번 사우디행은 수면위에 올랐다. 영국 팀토크는 '손흥민이 사우디 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손흥민은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사우디 팀들의 영입 1순위'라며 '손흥민은 토트넘이 자신에게 연장 계약을 하지 않은 것에 분노를 느꼈고, 사우디 팀들은 이 점을 알아챘다'고 전했다.
이어 '손흥민은 지난 몇 시즌 동안 토트넘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였다. 특히 해리 케인이 떠난 후 토트넘 내 최고의 선수로 활약했다'며 '하지만 최근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새로운 연장 계약 제안을 하지 않을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실제로 손흥민측은 지금 상황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제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새로운 스타를 찾아야 할 것이다. 손흥민의 분노가 사우디 이적이라는 선택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했다.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사우디의 관심은 다시 커진 모양새다. 20일 영국 커트 오프사이드는 '사우디 알이티하드와 알힐랄이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5000만 유로의 제안을 건넬 준비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5000만유로는 720억원이다. 토트넘이 원하는 딱 그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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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입장에서 10년간 손흥민을 최대한 써먹었고, 5000만유로까지 벌어들인다면 그야말로 최고의 비지니스를 하는 셈이다. 하지만 손흥민의 헌신은? 10년간 노고를 이 정도 밖에 생각안하는 토트넘의 처사가 그저 괘씸할 뿐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