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던 현장, 도발-신경전으로 후끈 후끈…2025시즌 개막 미디어데이 관통하는 키워드는 '연고지'였다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5-02-13 20:42


잠잠하던 현장, 도발-신경전으로 후끈 후끈…2025시즌 개막 미디어데이 …
K리그1 2025 개막 미디어데이가 13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안양 유병훈, 대전 황선홍, 수원 김은중, 김천 정정용, 서울 김기동, 제주 김학범, 강원 정경호 감독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대문=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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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하던 현장, 도발-신경전으로 후끈 후끈…2025시즌 개막 미디어데이 …
K리그1 2025 개막 미디어데이가 13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안양 유병훈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대문=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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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하던 현장, 도발-신경전으로 후끈 후끈…2025시즌 개막 미디어데이 …
K리그1 2025 개막 미디어데이가 13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서울 김기동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대문=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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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K리그 챔피언 울산, 코리아컵 우승팀 포항, 새로운 '선장'과 부활을 꾀하는 전북,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 등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으로 인해 미리 미디어데이를 진행한 주요 4팀이 빠진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 미디어데이 현장은 '보랏빛'으로 채색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024시즌 K리그2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1부로 승격한 안양이 언론뿐 아니라 타팀 감독의 관심도 한 몸에 받았다. 유병훈 안양 감독과 주장 이창용은 집중조명이 싫지 않다는 듯 말솜씨를 과시했다.

13일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진행된 행사에서 가장 관심을 끈 키워드는 서울과 연관된 '연고지'였다. 안양과 서울은 연고지로 연결이 되어있다. 유병훈 감독은 오는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서울과의 K리그1 2라운드 맞대결에 관한 질문에 "우리도 냉정히 경기해야 한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운을 뗀 뒤, 미리 발언을 준비한 듯 안양 창단 계기부터 언급해 나갔다. "2004년 2월 2일 안양LG가 서울로 연고 이전하며 시민과 팬분들의 아픔과 분노를 자아냈다. 2013년 2월 2일에 이르러 K리그2에 참가했다. 햇수로 11년 만인 2024년 승격해 이 자리에 섰다. 각오라기보다는 그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고 했다. 유 감독이 불을 붙이자 잠잠했던 미디어데이 현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한 안양 팬은 눈물을 흘렸다.

안양과 가장 멀리 떨어진 좌석에 배치된 김기동 서울 감독은 애초 안양전에 대해 "팬들의 감정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특정 팀에 포커스를 맞추기보단 모든 팀들한테 포커스를 맞춰야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밝혔는데, 유 감독의 발언 이후 다시 마이크를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더니 "(연고 이전이 아니라)'연고 복귀'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이 부분은 감독들이 얘기할 문제가 아니다. 프로축구연맹에서 정리하는 게 먼저인 것 같다"고 받아쳤다. 참석한 서울팬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김 감독은 행사 전에도 "내가 1990년대 K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서울 구단이 안양에서 서울로 옮기는 과정을 겪었다. 그런데 (연고지 이슈와 관련해서)내가 알고 있는 상식과 조금 다르다. 비하하는 내용이 많다. 정리가 되어야 한다. 그런 식으로 보면 포항은 대구가 연고지였고, 울산도 강원이 연고지였다"며 안양이 주장하는 '연고지 이전'이 아니라 '복귀'가 맞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K리그 1년차 안양은 도전자의 입장이다. 15일 개막전 상대도 울산이다. 안양은 이번 시즌 객관적 전력상 잔류 레이스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안양 지휘봉을 잡아 팀의 승격을 이끈 유 감독은 "도전자의 마음으로 흔들릴지언정 휘둘리지 않겠다"며 "우린 잃을 게 없다. 초반에 울산과 서울을 잇달아 만나는 일정인데, 경기를 어떻게 치르냐에 따라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양 주장 이창용은 "부담감보단 기대감이 더 크다"고 했다. K리그 현역 최고령 사령탑 김학범 제주 감독은 유 감독이 승격 후에도 선수단 구성에 큰 변화를 꾀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궁금해했다. 유 감독은 "예산 때문에 필요한 포지션만 더했다"며 "우리 주축이 베테랑이지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먼저 K리그1를 경험해본 지도자들은 K리그1을 '정글'(박창현) '지옥'(황선홍)이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할 만하다'(정정용)는 조언도 덧붙였다.

지난해 김 감독의 지휘 하에 4위를 하며 5년 만에 파이널A에 들었던 서울은 올해 울산의 강력한 대항마로 꼽힌다. 김 감독은 "갑자기 우리가 (우승후보로)확 올라갔다. 지난해 6등을 했다면 (우승후보라는)이런 얘기는 안 나왔을텐데"라고 조크했다. 이어 "작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기대한다. 지난해 코리아컵 결승전을 우리 집 안방(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르는 것을 보고 자존심이 상했는데, 올해는 코리아컵 우승을 한번 노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 캡틴 린가드는 "믿음과 자신감으로 계속 나아가면 원하는 것을 이룰 것"이라고 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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