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할 법적 수단 없다"는 문체부, KFA와 계속되는 신경전…法 판단까지 천안 축구센터 보조금 환수 집행 정지돼야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25-02-12 15:33 | 최종수정 2025-02-13 06:30


"강제할 법적 수단 없다"는 문체부, KFA와 계속되는 신경전…法 판단까…
축구협회, 문체부 '정몽규 징계 요구'에 행정소송 제기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축구협회는 지난달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문화체육관광부 특정감사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아울러 문체부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도 법원에 냈다. 문체부는 지난해 11월 축구협회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몽규 회장 등 주요 인사들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는데, 축구협회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로 소송을 낸 것이다.

"강제할 법적 수단 없다"는 문체부, KFA와 계속되는 신경전…法 판단까…
신임 회장 선거 관련 기자회견하는 정몽규 축구협회장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포니정재단 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신임 회장 선거 관련 입장을 말하고 있다. 2025.2.11

"강제할 법적 수단 없다"는 문체부, KFA와 계속되는 신경전…法 판단까…
대한축구협회 특정감사 결과 브리핑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최현준 감사관이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한축구협회 특정감사 결과 최종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11.5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국제축구연맹(FIFA)은 외부의 부당한 간섭을 경계하고 있다. 정부도 예외는 아니다. FIFA 정관에는 '각 협회는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며 제3자가 지나치게 영향력을 행사하면 안된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축구협회(KFA)의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문체부는 지난해 국가대표 감독 선임 등에 대한 논란이 일자 KFA 운영 전반에 대한 특정감사를 진행했다. 감독 선임의 경우 KFA의 고유권한이지만 그 칼은 전방위로 향했다. 스포츠 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자립 경영'에 가깝게 운영되고 있는 KFA도 그 칼을 피해가지 못했다.

문체부는 "총 27건의 위법, 부당한 업무처리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정몽규 회장을 비롯해 김정배 상근부회장, 이임생 총괄이사 등 관련자들에게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한다"고 했다. KFA는 일부 징계 사안에 반발하며 문체부에 재심의를 신청했다. 그러나 지난달 기각됐다. 문체부가 KFA에 제시한 징계 시한은 2월 3일까지였다. 결국 이 사안은 법정으로 갔다. KFA는 지난달 21일 문체부의 징계 요구 처분에 대해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또 해당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도 냈다.

문체부는 "감사결과 통보와 조치요구는 법적 구속력이 없고, 강제할 법적 수단도 없다"며 "특정감사 결과 통보는 항고 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지 않으며, KFA의 신청은 적법요건을 갖추지 못해 각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체부가 직접 징계를 한 것이 아니라 KFA에 요구한 것이라 행정처분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강제할 법적 수단 없다"는 문체부, KFA와 계속되는 신경전…法 판단까…
신임 회장 선거 관련 질문에 답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포니정재단 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신임 회장 선거 관련 입장을 발표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2.11

"강제할 법적 수단 없다"는 문체부, KFA와 계속되는 신경전…法 판단까…
축구협회, 문체부 '정몽규 징계 요구'에 행정소송 제기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축구협회는 지난달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문화체육관광부 특정감사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아울러 문체부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도 법원에 냈다. 문체부는 지난해 11월 축구협회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몽규 회장 등 주요 인사들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는데, 축구협회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로 소송을 낸 것이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순열 부장판사)는 11일 KFA의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인용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특정감사 결과 통보 및 조치요구는 신청인(KFA)의 권리·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신청인(문체부)의 항변은 이유 없다"고 결정했다. 그리고 "처분으로 신청인에게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달리 집행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KFA의 손을 들어줬다.

본안소송이 남아있어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하지만 정몽규 후보의 4선 도전에는 일단 파란불이 켜졌다.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허정무 신문선 후보는 그동안 정 후보의 문체부 중징계 요구를 줄곧 문제삼았다. 정 후보는 제55대 KFA 회장 선거가 열리는 26일까지 후보 자격을 유지하는 데에 큰 걸림돌이 사라졌다.

정 후보는 이날 "문체부 등과 여러 측면에서 오해와 소통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문체부 지원 사업은 감사를 받아왔다. 우리는 규정을 잘 지키며 체계적으로 잘 했다고 생각하는데 중앙정부 눈높이에는 부족함이 있었던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강제할 법적 수단 없다"는 문체부, KFA와 계속되는 신경전…法 판단까…
그러나 파열음은 여전하다. 충남 천안에 건설 중인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를 놓고 충돌하고 있다. 문체부는 감사결과 통보서에서 '축구종합센터 내 스타디움 건립을 위해 지급한 보조금 56억원의 환수 방안을 마련하라'고 적시했다. 징계 처분을 집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며 환수 절차에 착수했다. 반면 KFA는 "문체부가 지난달 말 이러한 환수 집행에 들어가고자 사전절차를 진행 중"이라면서 "이번에 법원의 집행정지 인용 결정으로 감사결과의 여러 사안과 조치요구는 그 적정성이 본안소송에서 사법적 판단을 받게 됐다. 따라서 그 적정성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 전까지 보조금의 환수조치 등도 집행이 정지돼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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