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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도대체 토트넘 축구의 정체성은 뭘까.
1차전에서 1대0으로 승리를 거둔 토트넘은 이날 무승부만 기록해도 결승에 오를 수 있었지만, 결국 4강 탈락.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우승컵이 없는 토트넘이다.
영국 BBC는 7일 리버풀에 참패한 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이날 토트넘은 형편없이 밀렸다. 객관적 전력의 차이가 있었다. 이 부분을 고려해도 경기력은 너무나 좋지 않았다.
손흥민이 후반 33분 위력적 왼발 슈팅으로 골대를 강타하기도 했지만, 이날 유효슈팅은 거의 없었다. 반면 리버풀은 10개의 유효 슈팅 중 4골을 넣으면서 절정의 골 결정력을 과시했다. 슈팅 숫자 자체가 25대6, 절대적 우위었다.
문제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준비 방식이다. 이날 토트넘은 후방 센터백 듀오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 데 펜이 없었다. 드라구신도 부상이었다. 주전 골키퍼 비카리오도 결장했다.
후방의 취약점은 분명히 있었다. 단, 공격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수비를 강화한 뒤 역습을 할 것인 지에 대한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중원에서 주도권을 완전히 내줬고, 공수의 연결점은 찾기 힘들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말한 정체성은 적극적 공격과 거기에 따른 도전의식을 의미한다. 하지만, 항상 추상적이고 부상에 대한 대안은 없다. 이 상황에서 정체성과 도전의식을 말하는 것은 너무 아마추어적이다.
리그 최고의 무대와 어울리지 않는 추상적 접근 방식이다. 토트넘은 정체성을 잃어 버린 지 오래다. 과감한 공격적 성향의 엔지 볼은 상대에 파악된 지 오래다.
예를 들어 지난 시즌 뉴캐슬의 경우 5백을 사용해, 토트넘의 핵심 사이드 돌파를 막은 뒤 역습하면서 대승을 거뒀다. 사이드에 공간을 내주지 않았고, 손흥민 등 핵심 공격수들은 스페이싱 부족 현상으로 고립됐다. 즉, 엔지 볼의 실체는 이미 드러났다. 하지만, 여전히 변화는 없다. 수비에 대한 대안도 부족하다.
리버풀전 완패는 당연한 결과였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