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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양민혁이 임대를 통해 경험을 잘 쌓는다면 프리시즌부터 토트넘에서 다시 기회를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양민혁은 교체 투입 후 결승골에 기여했다. 적극적인 움직임이 돋보였다. 후반 31분 크로스가 올라온 상황에서 양민혁이 박스 안에서 공을 잡았다. 왼발 슈팅 페이크 이후 돌파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수비에게 걸렸고, 공이 뒤로 흐르자, 잭 콜백이 이를 슈팅으로 마무리해 블랜번 골망을 흔들었다. 만약 득점이 터지지 않았다면 양민혁의 움직임으로 페널티킥도 얻을 수 있었기에 충분히 중요한 공격 장면이었다. 이외에도 양민혁은 오른쪽 윙어로서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QPR은 한 골의 격차를 유지하며 승리했다.
양민혁에 대한 좋은 평가가 이어졌다. 영국의 '웨스트런던스포츠'는 양민혁에게 평점 6점과 함께 '홈 데뷔전에서 활기찬 모습을 보여줬다'라고 호평했다. 짧은 시간을 소화한 점을 고려하면 충분한 호평이었다. 웨스트런던스포츠는 경기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면서도 '토트넘에서 임대온 양민혁은 홈 데뷔전을 소화했고, 콜백도 함께 경기에 투입됐다. 이후 그들은 혼란스러운 결승골에 기여했다'라며 결승전 당시 양민혁이 팀에 기여한 점을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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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게 디렉터는 이 과정에서 양민혁을 비롯한 어린 선수들의 임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윌 랭크셔, 양민혁, 루카 군터 등이 나갔다. 그들에게는 얼마나 신나는 일이고, 구단에 중요한 일인가"라는 질문에 "임대는 선수의 발전에 매우 중요한 단계다. EPL에서 데뷔하는 선수들의 80%는 임대를 경험한다. 이 구단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수 중 일부도 발전의 일환으로 임대를 경험했다. 따라서 임대 경험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라고 답했다.
이어 "윌과 루카, 양민혁 등 우리는 그들이 나가서 좋은 환경에서 많은 출전 시간을 갖는 것이 경력에서 올바른 단계라고 생각했다. 그건 중요한 부분이다. 그 선수들은 여름에 돌아올 것이고, 프리시즌에 다시 이곳에서 경쟁할 준비가 됐다"라며 임대 복귀 후 다시 토트넘 1군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토트넘에는 임대를 통해 성장해 구단의 레전드로 자리 잡은 사례가 최근에도 있다. 바로 해리 케인이다. 케인은 토트넘 유스를 거쳐 프로에 데뷔한 이후 레이턴 오리엔트, 밀월, 노리치 시티, 레스터 시티 등 2부 리그 구단을 네 차례나 임대로 경험하며 성장했고, 이후 1군 무대에서 엄청난 선수로 성장했다. 양민혁도 이러한 루트를 따라 충분히 임대 후 1군 정착을 기대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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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혁은 "내가 한국에서 처음 프로에 데뷔했을 때 프로 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갈망으로 가득했다"며 "지금 영국으로 왔고, 여전히 성공에 배고프다"고 했다. 이어 "QPR에 합류한 것은 큰 기쁨이고 팀의 승리와 팬들의 행복을 위해 매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며 "언제든 뛸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고 했다.
앞서 양민혁은 1월이 된 후 토트넘 선수단 등록과 더불어 18번의 등번호를 받고 1군 선수단에 포함되어 큰 화제를 모았다. 다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완전히 다른 무대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 손흥민도 매 시즌 활약을 장담하기 어렵고, 세계적인 선수들도 고전하는 리그다. 더욱이 어린 나이에 적응하는 일은 더욱 쉽지 않을 수 있다. 영국의 스퍼스웹은 '토트넘 팬들은 양민혁에게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양민혁은 많은 기대를 모았고, K리그에서 빛났다. 다만 그가 내디딜 한 걸음은 엄청난 일이다.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리그에서 경쟁하게 됐고, 의심할 여지 없이 엄청난 도전을 받을 것이다'라고 평가했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당장 기용 의사가 없음을 드러냈다. 포스테코글루는 지난 뉴캐슬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양민혁 기용은) 특별한 계획이 아직 없다. 단지 적응이 최우선이다"라며 "지금까지 EPL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뛰었다. 매우 젊은 선수이기에 이곳에 적응 할 시간을 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마케팅을 위한 영입이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왔다. 스퍼스웹은 '양민혁의 영입은 루카스 베리발 등 다른 젊은 재능들의 비해 그다지 환영받지 못했을 것이다. 일부 팬들 사이에스는 토트넘이 많은 한국 팬들을 보유했기에 구단의 마케팅 사항 등이 영입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한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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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전에서는 이미 좋은 성과를 거뒀다. 엄청난 환호를 받은 바 있다. 양민혁은 직전 밀월과의 경기에서 후반 31분 교체 투입됐다. 일리아스 체어를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완전히 다른 무대임에도 양민혁은 망설임이 없었다. 후반 33분 과감한 돌파 이후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골문 상단을 노린 강력한 슈팅이었으며, K리그 시절 양민혁이 자주 보여주던 모습이었다. 슈팅은 아쉽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양민혁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곧바로 영국 언론에서도 호평이 쏟아졌다. 영국의 런던월드는 '양민혁이 보여준 첫 플레이는 골키퍼를 허둥대게 만든 슈팅이었다. 팬들을 흥분시킬 선수로 보인다. 다만 오늘은 게임체인저가 아니었다'고 호평했다. 심지어 후반 교체로 출전한 양민혁에게 팀 최고 평점인 7점을 부여했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도 '양민혁은 교체로 투입되어 활기찬 모습이었다. QPR 공격에 어떤 것을 더해줄 수 있는지를 엿볼 수 있었던 공격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코치진도 극찬을 쏟아냈다. 마르티 치푸엔테스 감독을 대신해 이날 경기 팀을 이끌었던 사비 칼름 수석코치는 "양민혁과 함께해 기쁘다. 오른쪽 윙어로 측면 공격에 뎁스를 제공할 선수다. 측면에서 득점을 위해 더 많이 공격을 시도하라고 주문했다. 빌드업 체계를 3-1에서 4-1로 바꿨고 측면에서 2대2 상황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첫 출전은 쉽지 않았지만, 그가 우리를 도울 거라는 것은 확신한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양민혁의 활약이 늘어날수록, 차기 시즌을 기대하는 토트넘 수뇌부의 입꼬리도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