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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UAE)=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이 팀은 트로피가 없으면 집에 가야지. 반드시 트로피를 들어올려야 한다." 울산 HD의 왕조를 완성한 김판곤 감독의 자신감이다. 그리고 설렘이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2025시즌 준비에 쉼표가 없는 K리그1 챔피언 울산의 훈련장에는 김 감독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진다. "거기서 시작해", "압박해", "더 넓혀"…. 선수들도 귀를 열어 놓고 김 감독의 주문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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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 다양성도 눈에 띈다. 김 감독은 포백을 기본으로 스리백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올해 울산은 차원이 다른 긴 시즌이 기다리고 있다. K리그1,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코리아컵은 기본이고 6월에는 아시아를 대표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출전한다. "어떤 포메이션이든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 축구에서 포메이션은 숫자 싸움이고 원리는 똑같다. 게임 플랜에서 3~4명이 어떻게 '하이프레싱'을 하고 블록을 쌓고, 방식은 같다. 상대를 숨을 못 쉬게 만들어야 한다. 지난 시즌에 맛을 봤다면 올해는 더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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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즌 우선 순위는 K리그, ACLE 순이다. 클럽월드컵에 대해서도 소신을 이야기했다. 울산은 플루미넨시(브라질),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공)와 함께 F조에 포진했다. "클럽월드컵도 중요하다. 모기업(HD현대)에서도 기대를 많이 한다. 그래서 부담은 있다. 다만 클럽월드컵을 위한다면 외국인 선수를 더 특별하게 준비했어야 했다. 때로는 현실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목숨을 걸 건 아니지만, 당연히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전략적으로 시즌 초반에 K리그에서 최대한 승점을 많이 따야 한다."
김 감독은 지도자 생활을 '지하 10층'에서 시작했다고 했다. 이름없는 '축구인'이었다. 현재는 '몇 층'에 있는지를 물었다. 그는 "울산에 왔다는 건 정상으로 왔다는 것이다. 울산에 온 건 지상이다. 물론 왔다고 검증된 건 아니다. 그래도 경쟁할 수 있는 자리에 왔다. 좋은 경쟁을 하고 내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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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승 트로피를 못 들어올리면 책임을 져야 한다. 확률이 높다고 해도 결과가 안 좋을 수 있다. 상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극대화해야 한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올 시즌 K리그1 구도에 대해서는 "전북은 여전히 강할 것이다. 세계적인 지도자(거스 포옛)를 모시고 왔다. 서울, 포항도 그렇고 광주는 감독이 열심히 공부하는 분이라 팀을 잘 만들 것이다. 김천 상무도 좋은 선수와 감독이 있다. 나의 바람은 우리가 더 강해졌으면 좋겠다. 우리를 다 잡아 먹으려고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2025년, 더 화려한 울산의 세상을 꿈꾼다. "선수들 분위기도 좋고 문화가 좋아졌다는 걸 느꼈다. 매우 밝고 모두 열심히 한다. 우리 축구는 공격적, 투쟁적, 다이나믹하게 상대 숨을 못 쉬게 하면서 지배할 것이다. 속도도 빨라진 것 같다. 지구력과 기술도 좋아졌다. 올해는 감독 김판곤의 색과 축구 철학이 팬들에게 더 잘 인식됐으면 좋겠다."
두바이(UAE)=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