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민혁 다음은 나!' 을사년 주목할 원더키드, 대전 윤도영 "유럽행 조급함은 없다, 내 실력을 증명하는게 먼저"[전훈 인터뷰]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5-01-25 06:00


'양민혁 다음은 나!' 을사년 주목할 원더키드, 대전 윤도영 "유럽행 조…
방콕=박찬준 기자

'양민혁 다음은 나!' 을사년 주목할 원더키드, 대전 윤도영 "유럽행 조…

[방콕=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유럽행 조급함은 없다. K리그에서 내 실력을 증명하는게 먼저!"

'슈퍼루키' 윤도영(19·대전하나시티즌)의 미소였다. 윤도영은 '을사년(乙巳年)' 한국축구가 가장 주목하는 원더키드 중 하나다. 재능은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좋은 선수들이 즐비했던 2023년 U-17 월드컵 멤버에서도 에이스로 주목을 받았다. 당시 맨시티를 비롯한 유럽 빅클럽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지난 시즌 준프로로 대전 유니폼을 입은 윤도영은 울산HD와의 14라운드에 선발로 나서며, 구단 최연소 출전 기록(17세6개월27일)을 세웠다. 토트넘으로 이적한 '고등윙어' 양민혁의 활약이 워낙 압도적이어서 그렇지, 윤도영의 활약 역시 놀라운 수준이었다. 2024시즌 기록은 19경기 출전 1골-3도움.

새로운 시즌, 윤도영의 모습은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그는 데뷔시즌을 '희노애락'이라고 정의했다. 대전이 동계전지훈련 중인 태국 방콕에서 만난 윤도영은 "사실 빠른 데뷔를 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심적으로 힘들었다. 데뷔하고도 템포나 레벨 적응이 어렵다보니 기량이 잘 안나왔다. 데뷔골도 늦었다. 그래도 데뷔도 했고, 힘든 시기를 나름 잘 넘었다는 점에서는 점수를 주고 싶다"고 했다.

양민혁의 존재는 그에게 자극이자 동기부여였다. 윤도영은 "민혁이가 잘된 것에 대해 시기질투하거나 힘들지는 않았다. 그래도 '민혁이는 잘하는데 나는 왜 안될까' 하고 개인 탓을 할때가 있었다. 스타일이 다른데 자꾸 비교가 되니까, 그게 좀 스트레스였다"라며 "그래도 민혁이가 먼저 길을 터준만큼, 동기부여도, 자신감도 얻은 것 같다. 민혁이를 보면서 나 역시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었다"고 웃었다.


'양민혁 다음은 나!' 을사년 주목할 원더키드, 대전 윤도영 "유럽행 조…
29라운드 광주FC전 데뷔골 뒷이야기도 전해줬다. 윤도영은 17세10개월4일에 득점포를 쏘아올리며 구단 최연소이자, 승강제 도입 후 K리그 최연소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윤도영은 "신경 안쓰려고 마인드 콘트롤도 했는데, 너무 안터지다보니 팬들도, 언론도 이야기하더라. 공격수 입장에서 큰 짐이었다"며 "막상 골을 넣으니까 아무 생각도 안들더라. 이상한 감정이 들기도 하고. 그 경기 몇주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축구를 너무 좋아하셨던 분이다. 할아버지께서 주고 가신 선물 아닐까 싶어서 할아버지를 위한 세리머니를 했다"고 했다.

K리그 2년차가 된 윤도영은 이제 제법 프로티가 났다. 그는 "작년에는 형들과 처음 같이 해면서 프로라는 환경이 어색해서 적응하는데 힘들었다. 심리적으로 불편한 것도 있고,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이 커서인지 불안감도 있었다. 올해는 편하게 내 몸상태에만 집중하면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더 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막내도 생겼다. 그는 "(김)현오가 들어오면서 궂은 일을 나눠서 하고 있다. 편하더라(웃음). 친구는 아니지만, 프로란 이런거다 알려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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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플레이를 더욱 엽그레이드 시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된다. 그는 "내가 타이밍을 뺏는 드리블이 장점이었다. 아무래도 프로에서는 피지컬 때문인지 쉽지 않더라. 그래도 창의적인 플레이는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해서 더 갈고 닦고 있다"고 했다. 황선홍 감독은 그의 큰 스승이자 지지자다. 윤도영은 "축구적으로는 큰 틀 안에서 내가 창의적으로 할 수 있게 도와주신다. 외적으로는 인간적으로 팬들이나 상대, 그리고 축구를 존중해야 한다는 말씀을 많이 주신다.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 했다.

그래도 경기장 밖에서는 영락없는 10대다. 그는 "축구 안하면 드라마, 영화 보는데 시간을 많이 쓴다. 먹는 것도 좋아해서 맛있는거 먹으면서 스트레스 푼다. 이제 친구들 만나면 내가 쏜다. 아직 소고기 살 정도는 안되고, 돼지고기나 회는 살 수 있다"고 했다.


역시 관심사는 유럽행이다. 양민혁을 필두로 김명준(헹크) 등 또래 친구들이 하나둘씩 유럽으로 떠나고 있다. 윤도영 역시 많은 클럽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울버햄턴 등의 관심은 유럽 언론을 통해 일찌감치 공개된 바 있다. 윤도영은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유럽행이 내 목표니까 당연히 관심이 있다. 실제 얘기 오는 팀도 있고, 관심 갖는 팀도 있다"며 "아직 K리그에서 더 보여줘야 한다. 친구들이 먼저 갔다고 조급함은 없다. 내 실력을 증명하는게 먼저"라고 의젓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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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영의 올 시즌 목표는 뚜렷하다. 그는 "최대한 많이 뛰고 최대한 많이 포인트 쌓는게 목표"라며 "목표를 높게 잡는 편이다. 작년에도 20경기라고 했는데 얼추 채웠다. 올해는 전반기 공격포인트 10개인데 따라가려고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도달하지 않을까 싶다. 팀적으로는 당연히 파이널A는 가야하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또 하나, 대표팀도 있다. 그는 "일단 친구들이랑 티켓 따서 U-20 월드컵 나가고 싶다. 군대도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아시안게임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 3살 월반은 쉽지 않은데, 도전하고 싶다. 올림픽은 우리 세대가 주축이라 동메달도 노려보고 싶고, 당연히 A대표팀은 가장 높은 꿈"이라고 했다.


방콕(태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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