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터뷰]"이제는 '적' 주민규, 예를 갖춰 상대" 울산, '뉴 캡틴→센추리클럽' 김영권, 42년 구단 역사상 최다승 공약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25-01-22 06:30


[현장인터뷰]"이제는 '적' 주민규, 예를 갖춰 상대" 울산, '뉴 캡틴…

[현장인터뷰]"이제는 '적' 주민규, 예를 갖춰 상대" 울산, '뉴 캡틴…

[현장인터뷰]"이제는 '적' 주민규, 예를 갖춰 상대" 울산, '뉴 캡틴…

[두바이(UAE)=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K리그 1부와 2부 26개팀 가운데 가장 분주한 팀은 역시 '왕조의 문'을 연 울산 HD다. 울산은 지난해 K리그1 3연패를 달성했다. 2025년 울산은 4개 대회를 누벼야 한다. K리그1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FA컵 그리고 아시아를 대표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출전한다.

올 시즌 울산의 대권은 국가대표 출신 센터백 김영권(35)이 잡았다. 울산에 둥지를 튼 지 4시즌 만에 '캡틴'으로 선임됐다. 후배인 대한민국 '넘버1' 수문장 조현우(34)와 중원의 살림꾼 고승범(31)이 부주장으로 그를 보좌한다. 김영권은 울산의 '복덩이'다. 그는 '영원한 스승' 홍명보 전 감독(현 국가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아 2022시즌을 앞두고 울산에 둥지를 틀었다. 김영권 전의 울산과 후의 울산은 다를 것이라고 스스로 공언했다.

그 약속은 현실이었다. 울산은 2022년 17년 만의 K리그1 정상에 올랐고, 2023년과 지난해에도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률' 100%의 금자탑을 쌓아올렸다. 울산에 이적하기 전까지 줄곧 일본과 중국, 해외에서 생활했던 그는 K리그1 2년차인 2023년, '별중의 별'인 MVP(최우수선수상)를 거머쥐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새 시즌을 준비 중인 주장 김영권을 만났다. 그는 "기대보다 좋다. 따뜻하다. 딱 한국의 늦여름에서 초가을 넘어가는 느낌의 날씨다. 비도 오지 않아서 훈련 환경으로는 최상의 도시인 것 같다"며 웃은 후 "왜 유럽팀이 많이 오는지 알 것 같다. 훈련장도 숙소에서 멀지 않아 훈련에 집중하기에 좋다. 한국은 많이 춥다고 하는데, 잘 피해서 온 느낌이다. 다음 주에 한국에 들어가는데 추위가 살짝 걱정되기도 하는데 그래도 한국이 좋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현장인터뷰]"이제는 '적' 주민규, 예를 갖춰 상대" 울산, '뉴 캡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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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은 울산에서 첫 시즌 K리그1에서 36경기, 2023년에는 32경기에 출전했지만 지난해에는 부상으로 21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는 지난 시즌에 대해 "결과는 좋았지만, 아쉬움이 크다. 다시 말하지만 팀의 목표 달성이 우선이라 K리그 우승을 하면서 목표를 잘 사수한 것 같으면서도. 마지막 코리아컵 준우승과 시즌 초 내가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 같아서 솔직히 아쉬움이 있다"면서도 "너무 빠져들지 않으려 한다. '다 순간이겠거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좋을 때도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 우리 팀이 총 55경기를 치렀다. 만약 한 순간이 나쁘다고 침체되었다면 금방 나가떨어졌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들이 아마 베테랑으로서 가져야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울산 수비라인의 노쇠화, 그 또한 피할 수 없다. 김영권은 "외부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지난 시즌 K리그1 최소 실점 지표를 보면 우리에게 다들 오히려 고생했다고 잘했다고 말해주실 것 같다. 물론 우려가 나오는 부분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그런 장면이 종종 나왔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에 대한 기대가 높기 때문에 또 그것에 부응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시즌에는 나이에 대한 우려가 나오지 않게 잘 준비하는 것도 두바이에서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현장인터뷰]"이제는 '적' 주민규, 예를 갖춰 상대" 울산, '뉴 캡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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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새 시즌을 앞두고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신구조화의 완성이 화두였다. 센터백에는 김기희(36)와 임종은(35)이 떠났다. 황석호(36)만 남았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강민우(19)는 울산의 미래고, 서명관(23)과 이재익(26)이 새롭게 가세했다. 김영권은 "일장일단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체력적으로 또 의욕적으로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수비 포지션에는 경험이 유독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에서는 보완이 필요할 것이다. 후배들이 잘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장으로서 또 포지션 선배로서 잘 이끌어줘야 한다는 생각과 부담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캡틴' 역할에 대해선 "감독님께서 내 마음을 읽으셨는지, 작년의 아쉬움을 털어내라고 기회이자 무게감을 주신 것 같다. 울산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 실력뿐만 아니라 인성적으로. 그러니 더 주장 역할을 잘하고 싶다"며 "매일 밤 잠에 들때마다 생각이 많다. 그동안 울산이 해온 길을, 방식을 설명하고 따라오게끔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올해는 울산이 (대대적인 변화를)처음 맞이하는 해다. 기존에 울산에 몸 담고 있던 선수들도 당황스러울 것이지만, 매 순간순간 집중하고 주장단, 선참이 머리를 맞대고 좋은 생각을, 또 후배들이 열심히 그것을 밀어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현장인터뷰]"이제는 '적' 주민규, 예를 갖춰 상대" 울산, '뉴 캡틴…
울산문수축구경기장/ K리그1/ 울산HDFC vs 김천상무프로축구단/ 울산 김영권 득점/ 골 세레머니/ 사진 김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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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문수축구경기장/ K리그1/ 울산HDFC vs 강원FC/ 울산 김영권/ 사진 김정수
가장 기대되는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처음 주장단에 드는 (조)현우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입단 첫해부터 좋은 모습을 보인 (고)승범인 얼마나 더 사람들을 놀래 킬지, 유럽서 한 단계 성장한 (이)진현이는 얼마큼 위력적일지 모두가 궁금하다. 다만 꼭 한 명을 꼽으라면 (강)민우가 궁금하다. 지난해 이맘때쯤 처음 만났는데, 어느새 프로무대서 득점도 하고 선배들의 자리를 위협한다. 쑥스러워하는 가면 뒤에 무언가 있는 친구다. 그걸 더 내비치는 멋진 선수가 될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울산의 새 시즌은 어떤 그림일까. "자세한 내용은 다음달 16일에 경기장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아시다시피 저는 수비만 하길 원하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팀의 모든 부분에서 도움을 주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김판곤 감독님의 '공격적인 수비'는 나를 더 달궈주는 것 같다. 그리는 바가 확실하고 디테일 하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도 많으시다. 매번 배우는 느낌이라 좋다." 김영권이 미소를 지었다.

2년 동안 함께했던 주포 주민규(35)가 대전하나시티즌으로 이적했다. 이제는 창과 방패, 적으로 맞닥뜨려야 한다. 그는 "참 까다로운 공격수다. 리스펙 할 수밖에 없다. 국내 최고의 공격수를 대하는 예를 갖춰 경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현장인터뷰]"이제는 '적' 주민규, 예를 갖춰 상대" 울산, '뉴 캡틴…
롯데호텔 월드/ 하나원큐 K리그 2023 대상 시상식/ K리그1/ MVP/ 울산 김영권/ 사진 김정수

[현장인터뷰]"이제는 '적' 주민규, 예를 갖춰 상대" 울산, '뉴 캡틴…
도쿄국립경기장(일본)/ 2023-2024 AFC 챔피언스리그/ ACL/ 16강/ 반포레고후 vs 울산현대축구단/ 울산 HD FC/ 울산 조현우, 김영권, 주민규, 루빅손, 이규성/ 단체/ 승리 세레머니/ 사진 곽동혁
울산은 K리그1 4연패를 꿈꾼다. 견제는 더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권은 "광저우 소속 시절 5연패 당시엔 그야말로 장내외를 가리지 않고 엄청난 견제가 잇따랏다. K리그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일상이다. 외부 요인은 그대로다. 기존 라이벌은 더욱 단단해지고 신흥 라이벌은 타도 울산을 외치며 죽일듯이 덤벼든다. 즐겨야 한다. 반면 클럽 월드컵에서는 우리가 상대 팀들에게 죽일듯이 덤벼들 것이다. 언더독 포지션이 익숙하지 않은 우리 팀인 만큼 악으로 깡으로 부딪히고 싶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클럽 월드컵에 대해 재차 묻자 "흔히들 말하는 '올림픽 정신' 즉, 즐기고 경험하는 화합과 격려의 장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선수들 모두가 그렇다. 명실상부 세계 최고 32개팀이 죽어라 싸우는 토너먼트다. 이 대회가 영광스러운 자리이자 리그 일정을 희생하는 기회비용이 따른다. 반드시 미국서 전리품을 챙기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쌍심지를 켰다.

2010년 8월 11일 나이지리아와의 친선경기에서 A매치에 데뷔한 그는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에 가입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월드컵에선 2014년 브라질, 2018년 러시아에 이어 2022년 카타르까지, 단 1경기도 쉼표가 없었다. 무려 10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할 당시 현수막에 써 있는 문구 그대로다. '더 높은 무대, 더 많은 승리.' 더 힘든 난이도의 높은 무대에서 뛰는 이번 시즌엔 42년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승리를 가져오고 싶다." 김영권의 출사표다.
두바이(UAE)=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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