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 인터뷰]주민규가 울산을 떠나 대전을 택한 이유, 도전 의식+황선홍+득점왕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5-01-21 05:57


[전훈 인터뷰]주민규가 울산을 떠나 대전을 택한 이유, 도전 의식+황선홍…
방콕=박찬준 기자

[전훈 인터뷰]주민규가 울산을 떠나 대전을 택한 이유, 도전 의식+황선홍…

[방콕=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아직도 발전에 목마르다. 목표는 언제나처럼 득점왕이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국대 스트라이커' 주민규(35·대전하나)의 다짐이다. 주민규는 이번 겨울 변화를 택했다. 울산 HD에서 대전하나시티즌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제 슬슬 선수 은퇴를 고민해야 하는 이유, 다음 시즌에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인 울산을 떠난 이유는 명확했다. '도전의식'이었다. 대전이 전지훈련 중인 태국 방콕에서 만난 주민규는 "울산에 있다면 순탄하게 갈 수 있었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고, 새 동기부여를 받고 싶었다"고 했다.

그 중에서도 대전을 택한 이유, 황선홍 감독의 존재였다. 주민규는 "해외 진출을 하고 싶었다. 한번도 외국에 나가지 못했고, 울산에서 해외 경험을 한 형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해외 진출에 대한 의지가 생겼다. 3연패를 이뤄낸만큼, 이번이 기회라고 생각했다. 사실 울산을 떠나도 다른 K리그팀은 가고 싶지 않았다. 일본 쪽으로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대전과 연결이 됐다"고 했다. 이어 "명재용 코치님과 연락을 하고 있었는데, 황 감독님이 나와 함께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셨다. 대표팀에서 날 뽑아준 은인이기도 하시고, 10일 정도 함께 하면서 '이분과 계속하면 시너지가 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프로 무대에 와서 스트라이커로 변신한 주민규에게 황선홍은 '교과서'였다. 그는 "스트라이커가 되고 움직임을 공부하는데 황 감독님 영상을 많이 봤다. 나랑 비교할 수준이 아니다. 그때 왜 저런 플레이를 하셨는지, 이럴 때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고 싶었는데 연이 없어 그럴 수 없었다. 이제는 직접 물어볼 수 있으니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 스트라이커의 외로움을 이해해줄 수 있는 분이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전훈 인터뷰]주민규가 울산을 떠나 대전을 택한 이유, 도전 의식+황선홍…
2024시즌 주민규는 부침이 있었다. 100일 넘게 득점을 하지 못하는 등 가까스로 10골을 기록했다. 그는 "감독님이 바뀌고 전술적 변화 속에 조급했다. 사실 나는 자신이 있었는데, 주변에서 새로운 전술 스타일에 안맞는다고 하니까, 그런가 싶으면서 집중력이 떨어지더라"라며 "개인적으로는 이같은 경험이 어둠의 터널을 벗어날 수 있는 힘을 만들어줬다는 점에서 나쁘지만은 않았다"고 했다.

새 둥지 대전 역시 빠르고 많이 뛰는 축구를 강조한다. 움직임이 많지 않은 주민규가 자칫 계륵이 될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있다. 그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발전을 위해서는 이 또한 넘어야 한다. 대전의 색깔이 그렇다면 내가 물들어야 한다. 다행히 감독님이 명확하게 짚어주시기 때문에 어떤 색깔인지 잘 이해하고 배우고 있다"고 했다.

경기 외적으로도 열심히 적응 중이다. 베테랑들이 많았던 울산과 달리, 대전에는 어린 선수들이 많다. 그는 "내가 낯을 많이 가린다. 다가가려고 노력하는데 무서워하는 것 같다.(웃음) 울산에서는 형들 따라다니고 내 일만 하면 되는데, 후배는 내가 이런 행동을 하면 '어떻게 생각할까'라고 생각하니까 자꾸 눈치를 본다. 그래도 빨리 친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울산이 경험을 앞세워 단단한 모습이 있었다면, 여기는 칠하는 색깔대로 컬러를 입힐 수 있다. 경험을 잘 더한다면 엄청 무서운 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여전히 발전을 노래했다. 주민규는 "마음 속으로 내 축구 인생에서 이제 전반전이 지났고, 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산다. 그렇게 생각하고 따라가야 초인적인 힘이 생긴다. 축구를 하면서 많은 선택을 했는데,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계속 발전해야 한다. 월드컵에 가는 것도 중요한 목표지만, 안주하지 않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주민규의 올해 목표는 역시 득점왕이다. 그는 "목표는 늘 같다. 물론 득점왕도 중요하지만 많은 골을 넣고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다. 한가지 더하면 우승을 하고 싶다. 대전이 아직 우승을 못했더라. 울산에서는 우승 DNA가 있는 팀에 내가 들어간거라면 여기는 새롭게 그 힘을 내가 더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방콕=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