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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토트넘과 120분 연장 혈투를 치른 탬워스의 투혼이 화제다.
원톱에 윌 랭크셔, 미드필더에는 루카스 베리발의 선발 예상이 빗나갔다. '캡틴' 손흥민을 비롯해 도미닉 솔란케, 데얀 쿨루셉스키 등은 엔트리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이들은 모두 벤치 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양민혁이 설 자리가 없었다. 토트넘 데뷔전도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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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커로 나선 포로가 슈팅 대신 존슨에게 패스했고, 존슨의 '슛터링'이 후반 23분 먼저 투입된 솔란케를 거쳤다. 볼은 탬워스의 나탄 치쿠나를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자책골이었다.
손흥민은 연장 후반 2분에는 도움으로 쐐기를 박았다. 스루패스 한 방으로 상대 수비라인을 무너뜨렸고, 쿨루셉스키가 왼발로 추가골을 터트렸다. 토트넘은 연장 후반 13분 존슨이 세 번째 골을 작렬시키며 대미를 장식했다. 그러나 마냥 웃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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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슬이 울린 후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주인공은 탬워스 선수들이었다. 탬퍼스는 엄연히 말해 '풀타임' 프로팀이 아니다. '넌리그'인 5부(내셔널리그)에 소속돼 있다. 모든 선수들이 축구 이외의 '직업'을 갖고 있다.
영국의 'BBC'에 따르면 장거리 스로인으로 화제를 뿌린 톰 통크스는 주 5일 동안 푸드 밴을 운전한다. 33세인 그의 스로인은 곧바로 골대를 때리기도 하는 등 '전국구 스타'가 됐다.
통크스는 "나는 약간의 근육 경련이 있었다. 한계를 뛰어넘은 모든 선수들이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축구 커리어의 황혼기에 있다. 이런 밤을 더 많이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FA컵은 나와 클럽에 정말 특별하다"고 감격해 했다.
특급 선방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싱은 경기 전날 득남했다. 34세인 그의 직업은 건물측량사다. 싱은 "내 축구 경력의 대부분은 파트타임이었다. 이런 하루를 보낸 건 정말 대단하다. 어제 아빠가 되었는데 정말 행복하다"면서 "아내가 아직 병원에 있는데 내가 경기에 뛸 수 있도록 허락해줘 감사하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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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워스를 이끄는 앤디 피크스 감독은 사흘 전 '정규직 계약'에 사인했다. 그는 케터링의 트레샴 대학에서 지원 근무자로 일해왔다. 그 또한 '더블잡'을 한 셈이다.
피크스 감독은 "선수들은 내일 모두 일터로 돌아가지만, 당당하게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선수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했고, 정말 자랑스럽다"며 "우리는 11명의 세계적인 선수를 상대한 파트타임 클럽"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탬워스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그 또한 그들의 축구 열정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