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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선수들 월드컵 무대 밟는것이 내소원" '난놈'신태용 감독의 품격있는 마지막 인사...인니협회 일방적 경질→닷새만에 "감사" 담은 입장 발표

전영지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5-01-11 22:17 | 최종수정 2025-01-12 09:39


"우리선수들 월드컵 무대 밟는것이 내소원" '난놈'신태용 감독의 품격있는…
AFP연합뉴스

"우리선수들 월드컵 무대 밟는것이 내소원" '난놈'신태용 감독의 품격있는…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우리 선수들이 월드컵 무대를 꼭 밟아보는 것이 내 소원이다."

신태용 감독이 인도네시아 팬들과 애제자들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신 감독은 지난 6일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가 대표팀 사령탑 전격 경질 소식을 전한 지 닷새 만에 소셜미디어를 통해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전했다.

지난달 AFF 미쓰비시컵 대회에 신 감독의 인도네시아 대표팀은 협회와 상의해 U-22 선수들을 중심으로 평균연령 20.5세의 어린 팀을 꾸렸다. 북중미월드컵을 앞두고 어린 선수들의 실전경험을 통해 스쿼드를 두텁게 하고 2025년 말 SEA게임 등을 선제적으로 준비하고자 했다. 그러나 어린 선수들은 투혼을 불살랐지만 1승1무2패를 기록하며 조별예선에서 탈락했고 대회 직후 인도네시아축구협회가 이 성적을 빌미 삼아 지난 6일 신태용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불과 51시간 만에 네덜란드 출신 파트릭 클라위베르트 감독을 선임을 발표했다. 미리 짜여진 갱처럼 일사불란하게 이뤄진, 갑작스런 감독 교체에 인도네시아 축구 팬덤이 발칵 뒤집혔다. 신 감독은 2019년 12월 부임 후 인도네시아 대표팀의 체력과 기본기에 전술적 다양성을 더하며 나서는 대회마다 새 역사를 이끌어왔다. 미쓰비시컵 준우승, AFC 본선 토너먼트 진출, U-23 아시안컵에선 한국을 꺾고 4강에 오르는 대이변을 썼고, FIFA 월드컵 아시아 예선 3차 예선에 최초로 진출해, 조별리그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꺾고 역사상 첫 승과 함께 일본, 호주에 이어 C조 6개팀 중 3위에 올랐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 본선행까지 넘볼 수 있게 된 상황, 역대급 '뒤통수' 경질에 국내 팬들도 아연실색했다. 지난해 7월, 북중미월드컵 이후인 2027년까지 재계약을 한 지 불과 5개월 만의 경질 통보였다. 일부 인도네시아 팬들은 SNS를 통해 #STYSTAY(신태용 스테이) #클라위베르트 아웃' 등의 해시태그로 항의의 뜻을 분명히 했다.


"우리선수들 월드컵 무대 밟는것이 내소원" '난놈'신태용 감독의 품격있는…

"우리선수들 월드컵 무대 밟는것이 내소원" '난놈'신태용 감독의 품격있는…
침묵하던 신 감독이 경질 통보 닷새 만인 11일 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Salam hormat dan hangat, saya Shin Tae Yong(따뜻하고 정중한 인사를 올립니다. 신태용입니다)."라는 인도네시아어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어 한국어로 "먼저, 그동안 우리 인도네시아 대표팀이 이자리에 있기까지 물심양면으로 큰 힘이 되어주신 에릭 토히르 협회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회장님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성과를 결코 이루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PSSI협회 여러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항상 도와주시고 지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라며 2019년 12월 첫 부임 이후 4년간 동행해온 PSSI와 토히르 회장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어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 선수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우리 코치들에게도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다. 어렵고 힘든 상황도 많았지만 언제나 뜻과 힘을 모아 좋은 결과를 위해 항상 선수들과 함께 뛰어준것을 잘 알고 있다"고 썼다. "대표팀 선수들에게도 정말 고맙고 감사해. 2026년 월드컵을 꼭 진출해야 한다. 우리 선수들이 월드컵 무대를 꼭 밟아보는것이 내 소원이다"라며 인도네시아 역사상 첫 월드컵, 2026년 북중미월드컵 본선행을 응원했다. 마지막 메시지는 "신따이용 매직"에 열광했던 인도네시아 국민들을 향했다. "마지막으로 저를 사랑해주시고 성원해주신 인도네시아 국민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에게 보내주신 따뜻한 마음과 응원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라고 했다.

인도네시아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작별 메시지를 올린 지 1시간도 안돼 68만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감독님의 헌신, 대표팀과 늘 함께 한 모습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 "마지막까지 배려하는 모습 감사하다" 등의 댓글 릴레이를 이어가며 아쉬움을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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