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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신태용 감독과 계약을 해지한 인도네시아가 파트릭 클라위버르트 전 감독과 접촉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클라위버르트는 지도자 생활보다 프런트 업무로 좀 더 유명세를 탔다. 2016년 파리 생제르맹 단장을 맡았고, 2019~2021년엔 FC바르셀로나의 유스 스카우트 디렉터직을 수행했다.
인도네시아가 신 감독과 결별할 것이란 전망은 갑작스럽게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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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현지는 발칵 뒤집어졌다. 현지 매체인 볼라넷은 'AFF미쓰비시일렉트릭컵(이하 미쓰비시컵) 탈락 이후 신 감독의 입지가 약해졌다. 신 감독은 토히르에게 (대회 성과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대표팀 수석코치 노바 아리안토는 매체를 통해 "(감독 교체에 관해) 어떤 논의도 이뤄진 게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체육부장관인 이토 아리오테조는 볼라넷과 인터뷰에서 "PSSI(인도네시아축구협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미묘한 입장을 취했다. 신태용 감독 유임을 바라는 현지 팬들의 목소리가 이어졌지만, 결국 경질로 가닥이 잡혔다.
신 감독은 지난해 4월 인도네시아와 오는 2027년까지 이어지는 재계약에 합의했다. 2026년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진출 및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행 성과가 바탕이 됐다. 3차예선에선 일본, 호주, 사우디, 바레인, 중국 등 한 수 위의 팀들을 만나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3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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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미쓰비시컵이 문제였다.
신 감독은 FIFA(국제축구연맹) 의무 차출 규정을 적용 받지 않는 이 대회 스쿼드를 22세 이하 선수 위주로 꾸렸다. 새 얼굴을 찾아 대표팀 및 U-23팀 전력 강화를 노린다는 포석이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가 조별리그에서 미얀마에 1대0으로 이긴 뒤 한 수 아래로 여겼던 라오스와 3대3 무승부에 그치고, 라이벌 베트남이 0대1로 져 4강행에 실패하자 협회 내부의 공기가 바뀌었다. 비등한 실력을 가진 베트남전 패배보다 라오스전 무승부가 토히르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
되짚어보면 인도네시아축구협회는 취임 초기부터 신 감독의 팀 운영에 훼방을 놓았다. 임기 초반 불성실한 자세로 물러난 코치를 협회 기술위원장에 앉혀 대표팀 상비군 운영에 딴지를 거는 가 하면, FIFA랭킹 173위였던 당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목표를 내걸기도. 신 감독이 인도네시아를 사상 첫 아시안컵 16강 진출 및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으로 이끌고 사우디를 안방에서 완파하는 등 성과를 내며 팬들의 절대적 지지를 얻었지만, 축구협회장과 정부 요직 인사를 겸하는 토히르의 힘을 넘을 순 없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