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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4선 도전을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 허 이사장은 25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리고 "축구 팬들의 질타와 각계각층의 염려, 무엇보다도 선후배 동료 축구인들의 갈등을 눈앞에서 지켜볼 때는 한없이 괴로웠다. 어쩌다 대한민국 축구가 이렇게까지 되었나 하는 한탄과 함께, 축구인의 한사람으로서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들께 죄송할 뿐이었다. 나는 지금 이 순간 떨리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모두가 축구협회의 환골탈태를 바라지만, 거대한 장벽 앞에서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해 왔다. 그래서 나는 이제 더 이상 방관자로 남지 않기로 했다. 누군가는 이 추락을 멈추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우리 축구를 다시 살려내는데 작은 밀알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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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이사장은 감독 때부터 중요한 순간마다 '사자성어 출사표'로 화제가 됐다. 남아공월드컵에선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파부침주'의 심정으로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의미다. 살아 돌아오기를 기약하지 않고 결사적 각오로 싸우겠다는 의지 표현이었고, 현실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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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만약 협회장이 되면 공정하고, 투명한 협회를 만들고 앞으로 축구협회가 세계로 나가는 기초를 만들겠다. 협회다운 협회가 되도록 하겠다. 한국 축구는 세계 경쟁력을 갖고 있다. 월드컵 16강이 아닌 8강과 4강에 진출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허 이사장은 정몽규 회장에 대해선 "착실하고, 성실하며, 일에 잘 몰두하는 존경하는 분이다. 근래 행정상의 난맥이 있지만 사람 자체를 비난, 미워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이제는 바뀌어야 되지 않느냐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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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이사장은 파주 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 부활, 여자 축구 발전, 젊은 인재의 등용도 약속했다. 최근 논란이 된 국가대표팀 선임의 경우 간섭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홍명보 감독을 바라보면서 고난의 연속이구나 생각했다. 이 문제는 현 집행부가 결정, 진행하는 상황이다. 월드컵 예선을 치르는 중요한 시기다. 현 집행부의 임기도 끝나지 않았다. 난 후보자다. 내가 말하는 건 부적절하다"면서도 "감독 선임의 경우 위원회가 있다.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이런 일이 발생했다. 협회장이 감독을 선임하고 해임하는 것은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 위원회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허 이사장은 또 "박지성 이영표 이동국 등은 여기와서 들러리 역할을 하라고 하면 안하려고 한다. 책임감을 갖고 일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그동안은 제대로 일을 하는 분위기, 주도적으로 끌고 갈 분위기가 아니었다. 젊은, 해외 경험이 풍부한 인재들이 한국 축구를 발전시켜 나가야 된다"고 덧붙였다.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내년 1월 8일 열린다. 선거운영위원회는 12월 12일까지 구성될 예정이다. 12월 25일부터 사흘간 후보자 등록 기간이며, 2025년 1월 8일 선거 이후 1월 22일 정기총회부터 새 회장의 임기가 시작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