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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더 하겠다고 우길 것 같아 걱정이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박주영은 후반 28분 호출됐다. 2-2, 팽팽한 승부였다. 2005년 서울에 입단한 박주영은 K리그 신드롬의 주인공이었다. 박주영이 가는 경기장마다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는 데뷔 시즌 신인상을 거머쥐며 K리그 최고의 스타로 우뚝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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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아니었다. 후반 44분에는 이청용의 자로잰듯한 크로스를 쐐기골로 연결했다. 그는 K리그 통산 101개의 공격포인트(77골 24도움)를 찍었다. 울산은 박주영 환상쇼를 앞세워 4대2로 완승했다. 이어 성대한 3연패 대관식을 가졌다. 꽃가루와 축포가 춤을 췄고, 지난해부터 플레잉코치로 변신한 박주영은 선수들의 헹가래 선물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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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도 공격포인트를 올릴 거라고 생각은 못 했다. 그저 선수들과 마지막으로 볼 한 번 재미나게 차고 마무리하고 싶다고 감독님께 얘기했다"며 "청용이가 기가 막히게 크로스를 올려줘서 득점까지 할 수 있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아타루의 골을 연출한 데 대해선 "슈팅을 하고 싶었는데 안 들어갔을 것이다. 아타루가 잘 마무리 해줬다"고 공을 돌렸다. 박주영은 아직 울산에서 할 일이 남은 만큼, '은퇴'라는 단어를 직접 입에 올리지는 않았다.
그는 "자연스럽게 (은퇴)하고 싶다. 내가 사라지면 은퇴한 게 아닐까"라고 했다. 박주영은 또 "오늘도 뛰는데 많이 힘들더라.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는 말로 현 상황의 설명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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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중 감독은 "마지막에 골을 넣어서 의미있다. 내가 또 어시스트 한 것 같다"며 웃은 후 "축하한다는 말을 전했다. 선수 때와는 달리 지도자로 어시스트한 기분은 좋지 않지만 축하하고, 서울에서 밥 한번 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주영은 "경기 끝나고 은중이 형, 아니 감독님이 수고했다고 말씀해주셔서 고맙다고 말씀드렸다"면서 "첫 득점에 대한 기억이 있다. 연락 주시면 제가 밥을 사드려야 한다"고 웃었다.
이청용의 특급 크로스에 대해서도 "수고했다, 고생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청용이는 어릴 때부터 발을 맞춰서 왔다. 감회가 새롭다. 정말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박주영은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전혀 아이디어가 없다. 일단 올 시즌 마무리를 잘하고 싶다. 역할이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그 이후 나의 미래에 대해 얘기를 나눠야 될 것 같다. 그동안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다"고 여지를 남겨뒀다.
박주영은 마지막으로 "팬 여러분이 응원해 줘 프로 20년차의 시간을 보냈다. 20년 동안 많은 응원과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이 있는 것 같다. 어떻게 감사할 줄 모르겠다. 서울도 그렇고 감사의 인사를 꼭 전하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울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