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피해자' 손흥민은 없고, '가해자' 로드리고 벤탄쿠르만 있다.
하지만 토트넘이, 그것도 안방에서 '첫 승'의 제물이 됐다. 토트넘은 입스위치를 꺾을 경우 3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하지만 5승1무5패(승점 16)에 머물며 10위로 추락했다.
그러나 쉽지 않은 일전이 기다리고 있다. 토트넘은 24일 오전 2시30분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맨시티와 2024~2025시즌 EPL 12라운드를 치른다.
|
|
FA는 성명을 통해 '벤탄쿠르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독립 규제위원회는 이것이 증거가 있다고 판단하고 심리 후 그에게 징계를 부과했다'고 발표했다. 벤탄쿠르는 출전 정지와 함께 10만파운드(약 1억7600만원)의 벌금 징계도 받았다.
하지만 토트넘이 반발하고 있다. 벤탄쿠르의 7경기 출전 징계에 항소했다. 토트넘은 20일 '구단은 벤탄쿠르의 FA 출전 징계 기간에 항소를 했다'며 '우리는 독립 규제위원회의 유죄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징계 기간은 수위가 지나치다고 판단한다. 벤탄쿠르는 항소가 결론날 때까지 출전 징계가 유지될 것이며, 클럽은 이 부분에 더 이상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
그러나 손흥민의 입장을 고려했는지는 의문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날 "벤탄쿠르가 A매치에서 복귀한 후 처음 본 날이 오늘이다. 지금 잠깐 얘기를 나눴다. 그는 항상 자신에게 오는 모든 징계를 감수하고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다"며 "우리는 그 과정에서 지원할 것이다. 바라건대 벤탄쿠르가 잘 극복하고, 징계가 끝나면 팀에 기여할 준비를 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항소'가 나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물음에 대해선 "나는 외모나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에 관심이 없다. 그는 실수를 했다고 말했다. 우리는 어떤 처벌이든 받아들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첫 번째 처벌이 약간 가혹하다고 생각해서 항소했다. 그건 우리의 권리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전체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어 "요즘 사람들이 사람을 화형시키고 싶어한다는 건 안다. 하지만 내가 계속 말했듯이 진정한 교육과 발전을 원한다면 이 과정의 일부는 누군가가 실수를 하고 벌을 받을 때 그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 중 일부는 교육이고, 사람들이 보는 방식으로 그들을 대하는 것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다. 벤탄쿠르든, 누구든 말이다. 난 나이만큼 더 큰 실수도 많이 했다. 실수로부터 배웠고, 덕분에 더 나은 사람이 됐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손흥민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
|
벤탄쿠르는 즉각 사과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쏘니, 일어난 모든 일에 미안하다. 그건 나쁜 농담이었다. 나는 널 사랑한다. 절대 널 무시하거나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지 않나. 사랑한다'고 했다. 그러나 논란은 잠재워지지 않았다.
스포츠계 차별 철퇴를 위해 싸우는 '킥잇아웃(Kick it out)'은 FA의 결정에 환영했다. '킥잇아웃' 대변인 영국의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FA가 벤탄쿠르의 인종차별적 모욕에 책임을 묻기로 한 결정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당시 사건과 관련하여 상당수의 신고가 접수되었으며, 이는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출신 선수를 향한 학대가 관련 개인에게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더 넓은 커뮤니티의 팬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
|
벤탄쿠르는 '박싱데이' 주간인 다음달 27일 노팅엄 포레스트전에서야 복귀할 수 있다. 다만 국제 대회인 유로파리그(UEL)에는 출전할 수 있다. 그러나 살인적인 일정의 토트넘은 비상이다.
손흥민은 첫 논란 때부터 '절친'인 벤탄쿠르를 끌어안았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벤탄쿠르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실수했고, 이를 알고 사과했다'며 '그는 의도적으로 불쾌감을 주는 말을 할 의도가 없었다. 우린 형제이고 아무것도 변한게 없다'고 밝혔다.
지난 9월 UEL 카라바흐FK전을 앞두고도 벤탄쿠르를 감쌌다. 손흥민은 "FA가 조사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말을 할 수 없다. 하지만 벤탄쿠르를 사랑한다"며 "우리는 좋은 추억이 많다. 그는 사건 직후 사과했다. 나는 집에 있었는데 무슨 일이 있는지도 몰랐다. 그가 나에게 긴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진심이 느껴졌다. 이후 팀에 복귀해서 다시 만났을 때 벤탄쿠르는 정말 미안해 했다. 벤탄쿠르는 나에게 거의 울면서 사과했다. 정말 미안해하는 것 같았다"고 옹호했다.
|
하지만 벤탄쿠르는 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그사이 손흥민은 소외됐다.
"뉴스로 접했다. 다른 사람들도 소식을 들었을 것이다. 토트넘에서 내부적으로 다뤄졌던 일이 이제 바깥에서도 다뤄지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토트넘은 팀으로서, 우리는 이 사건을 마무리하고 앞으로 나아갔다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는 이런 일들을 진지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손흥민의 '찐' 절친인 벤 데이비스의 이야기다. 그의 말속에 길이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