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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토트넘이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로드리고 벤탄쿠르에게 7경기 출장 징계를 내린 잉글랜드 축구협회의 결정에 항소하기로 결정했다.
토트넘은 20일(이하 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벤탄쿠르 징계에 항소했다고 밝혔다. 구단은 "이번 주 초에 잉글랜드 축구협회에서 발표한 벤탄쿠르의 출전 정지 기간에 대해서 우리는 항소했다. 우리는 독립 징계 위원회가 벤탄쿠르에게 유죄 판결을 내린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징계가 너무 엄중하다고 생각한다. 벤탄쿠르는 항소가 심리되는 동안 국내 대회 출전 자격이 정지된다. 우리는 이 부분에 대해서 더 이상의 언급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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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토트넘은 항소를 결정했다. 벤탄쿠르의 유죄는 인정하지만 징계 수위가 너무 과하다는 게 항소의 이유였다.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행보다. 인종차별적인 발언은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되지만 벤탄쿠르는 팀 동료인, 그것도 주장인 손흥민을 향해서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선수다. 중징계라고 해도, 죄를 저질렀으면 징계를 그대로 이행해도 모자를 판에 토트넘은 징계가 과분하다며 잉글랜드 축구협회에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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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팬들도 구단의 결정에 굉장히 반발하고 있다. 토트넘이 잉글랜드 축구협회의 결정에 항소하겠다고 발표한 후 구단 SNS에는 항의 댓글이 수두룩하다. 토트넘을 사랑하는 한국 축구 팬들은 강하게 분노했다.
한 팬은 "너희들은 주장에 대한 존중이 없는 것인가?"며 구단의 결정을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 또 다른 팬 역시 "애초에 그런 발언을 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다. 피해자도 같은 구단의 선수이자 주장이다.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한다"며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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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이 팬심까지 등을 돌린 결정을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 토트넘은 과거 징계 사례에 비해 벤탄쿠르에게만 가혹한 처벌이 내려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서 잉글랜드 축구협회가 선수를 인종차별적인 발언으로 징계한 사례는 2번이다. 2019년 맨체스터 시티에서 뛰고 있는 베르나르두 실바가 SNS에 당시 동료였던 벤자민 멘디와 초콜릿 과자 캐릭터를 올리면서 "누구일까요?"라고 올렸다가 잉글랜드 축구협회로부터 기소됐다. 인종차별적인 장난이라고 판단한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1경기 출전 정지와 5만 파운드(약 8,800만 원)의 벌금 징계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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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선수의 징계 수위에 비해 벤탄쿠르의 징계 수위가 높은 건 사실이다. 벤탄쿠르는 가중 처벌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벤탄쿠르가 기소된 규정인 E3의 2항에는 '민족, 피부색, 인종, 국적'과 같은 특징을 언급할 경우에 '가중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E3의 2항을 어겼다고 판단이 될 경우, 최소 6경기에서 최대 12경기까지 징계가 가능하다. 잉글랜드 축구협회가 구성한 독립 징계 위원회는 벤탄쿠르의 발언이 매우 심각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가볍게 넘어갈 수 없기에 7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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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이 항소를 결정했다고 독점 보도한 텔레그래프는 이번 항소로 인해서 징계 수위가 낮아질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토트넘의 항소는 벤탄쿠르의 출장 징계를 줄이는 게 목표다. 다른 사건들과 비교해 (처벌 수위가) 다르지만 징계가 6경기 밑으로 줄어들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