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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손흥민을 향해 벤탄쿠르가 한 차별적 발언에 대해 FA가 7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린 가운데 영국 공영 매체 BBC는 21일(한국시각)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선수들에 대한 프리미어리그 현장의 인종차별 사례를 집중조명하고, 인종차별 케이스가 매년 증가하는 작금의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새뮤얼 오카포르 킥잇아웃 CEO는 "이러한 유형의 인종차별 신고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이런 신고는 축구 팬들이 차별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축구계가 귀담아 들어야 할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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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최근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관련 징계와 관련해 토트넘 내부 반응도 상세히 소개했다. 토트넘 구단은 "우리는 FA 독립규제위원회의 유죄판결을 받아들이지만 그에 대한 제재는 가혹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항소를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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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 아시아계 선수들뿐 아니라 아시아 팬들에게도 인종차별은 일상이다. 런던에서 활동하는 프리미어리그 동영상 콘텐츠 중국인 제작자 케빈 위안은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매주 이런 일을 겪는다. 잔인할 정도로 솔직히 매주 이런 일을 겪는다"고 말했다. 유명선수들뿐 아니라 동아시아 출신 축구팬들을 향한 일상적 인종차별을 언급했다. 지난 6월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후 웸블리 스타디움 밖에서 레알마드리드 서포터들로부터 인종차별적 폭언을 당한 사실도 공개했다. "여성동료과 함께 축구 콘텐츠를 제작하던 중 중국 여성에 대한 인종차별적 구호를 들었다. 한 팬에게 무슨 뜻인지 물었더니 '우리는 챔피언'이라는 뜻이라고 했지만 다음날 스페인 친구들로부터 매우 인종차별적인 구호였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엄청나게 불쾌했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놨다. "이런 폭력적 행위를 당하는 것이 우리 일의 일부인 것같다. 경기 전후 여러 경기장에서 촬영할 때마다 이런 일을 겪는다. 어떤 팀을 응원하든 상관없이 이런 일은 일어난다. 나는 2008년 영국에 와서 매주 경기를 보러다니지만 늘 어울리지 못하는 것같은 기분이 든다. 사람들이 얼마나 우리가 불안한지 이해하고 우리 입장에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1945년 잉글랜드에서 활약한 최초의 넌화이트(백인이 아닌) 선수 프랭크 수 재단에서 일하는 맥스웰 민 역시 아시아 팬을 무시하는 현지 경향에 대해 지적했다.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사람들은 축구를 하지 않는다고 단정짓기 쉽다. FA시스템과 무관한 레벨에서 뛰고 있다는 생각에 무시하기 쉬운 경향이 있었다"면서 "최근 몇년새 한국, 일본 선수들을 통해 아시아인들이 우리 경기장에서 최고 수준의 경기를 하기 시작했다는 단순한 사실도 있을 수 있다"며 인종차별이 급증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경기장을 찾는 새로운 팬들이 많아졌는데 현지에선 이들을 소위 '관광객'으로 분류하거나 축구에 대한 관심이 얕고 깊지 않다고 넘겨 짚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저 역시 부정적인 사건들을 겪었지만 축구에 대한 사랑 덕분에 지금 이 자리에서 일할 수 있다"면서 "어렸을 때는 맨유의 박지성이 아시아 선수가 될 수 있는 최고 선수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후 손흥민이 아시아 선수 최초로 골든부트를 수상하고 토트넘의 전설이 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미래에 대한 꿈과 긍정적인 기대도 함께 커졌다"며 자부심도 함께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