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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야유'를 '환호'로 바꿨다. '황새'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이 만들어낸 반전 드라마였다.
대전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황 감독은 대전의 초대 사령탑이었지만, 수뇌부와 갈등 속 1년도 되지 않아 불명예 퇴진했다. 더욱이 부임 불과 두 달 전 40년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라는 멍에까지 썼다. 황 감독은 "제안을 받고 상당히 고심했다. 대전이 아니었으면 선택하지 않았을 것 같다. 싸울건가 포기할건가, 저는 전자를 선택했다. 포기않고 싸워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지만, 팬들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지도자 인생 최악의 순간을 뚫고 나온 황 감독은 한단계 진화한 모습이었다. 전술 운용부터 선수단 관리까지 이전과는 달랐다. 황 감독이 귀를 열자, 선수단의 마음을 얻었다. 코칭 스태프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새로운 축구를 완성했고, 이를 수행할 선수들과 많은 미팅을 통해 원팀으로 만들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많은 선수 영입으로 스쿼드가 비대해졌음에도, 대전은 이렇다할 잡음 없이 하나로 똘똘 뭉쳤다. 선수들은 매경기 쓰러질 듯 달렸다.
정규리그 마감 전 2연패에 빠지며 잠시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스플릿 후 4경기서 3승1무를 거두며 1부 잔류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의구심의 눈초리를 보내던 팬들도 "황선홍!"을 연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황 감독은 큰 절로 팬들의 함성에 답했다. 선수 시절 그랬던 것처럼, 황 감독은 이번에도 혼자 힘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황 감독은 웃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2025년으로 향하고 있다. 황 감독은 "지금도 끝이 아니다.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팀을 만들어야 하기에 아직 갈 길이 멀다. 내 스스로 내려놓지 않고, 도전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