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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네? 저요?"
부상을 완전히 털어낸 손흥민은 전반부터 몸놀림이 가벼워보였다. 전반 6분 좌측면에서 문전으로 강하게 크로스한 공을 페드로 포로가 발리슛으로 연결했지만 높이 떴다. 20분에는 상대 선수 두 명을 뚫는 영리한 발바닥 드리블로 파울을 유도했다.
후반 초반 공격 포인트를 쌓으며 기세를 높이던 와중에, 돌연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의 '벤치콜'이 전해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의 몸상태에 대한 우려 때문인지 동점골을 넣은지 7분만에 손흥민을 히샬리송과 교체했다.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는 이브 비수마와 바꿨다. 교체 지시를 받은 손흥민은 벤치 쪽을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자신의 가슴을 가리켰다. 고개를 숙인 채 벤치로 돌아온 손흥민은 분노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기세를 올린 상황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으리라. 유니폼을 입술로 지긋이 깨물고는 멍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봤다. 손흥민 커리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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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부상에서 돌아온 손흥민을 선발로 기용했다.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 서고 도미닉 솔란케와 브레넌 존슨이 각각 최전방과 우측 공격수로 포진했다. 데얀 쿨루셉스키가 이날도 공격형 미드필더 롤을 맡고,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파페 마타르 사르가 중원을 담당했다. 페드로 포로, 크리스티안 로메로, 데스티니 우도기와 함께 라두 드라구신이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미키 판 데 펜을 대신해 센터백으로 나섰다.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그대로 골문을 지켰다.
이에 맞서는 빌라는 올리 왓킨스를 공격 선봉으로 세웠다. 존 맥긴, 모건 로저스, 제이콥 램지가 2선을 맡고, 유리 틸레망스, 아마두 오나나가 중원을 도맡았다. 맷 캐쉬, 에즈리 콘사, 파우 토레스, 루카 디뉴가 포백을 담당하고, 2년 연속 발롱도르 올해의 골키퍼(야신상)에 빛나는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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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32분 빌라가 선제골로 앞서갔다. 코너킥 상황에서 니어포스트에서 토트넘 선수의 머리를 스쳐지나간 공이 골문 앞에서 비카리오의 몸에 맞고 흘렀다. 이를 로저스가 침착하게 밀어넣었다. 토트넘은 전반에 총 8개의 슛을 쐈지만, 유효슛은 기록하지 못했다. 벤탄쿠르의 중거리 슛은 골대를 벗어났고, 존슨의 슛은 힘없이 골키퍼 앞으로 굴러갔다.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한 빌라에 고전한 토트넘은 후반 초반 강한 에너지를 바탕으로 한 전방 압박으로 기회를 노리다 후반 4분 동점골을 뽑았다. 왼쪽 측면에 있는 손흥민이 만든 놀라운 크로스가 빚어낸 장면이었다.
후반 11분 손흥민과 벤탄쿠르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히샬리송과 이브 비수마를 투입한 토트넘은 후반 30분 역전골을 뽑았다. 하프라인에서 상대 역습을 차단한 뒤 역공에 나섰다. 아크 정면에서 골문 방향으로 데얀 쿨루셉스키가 찔러준 공을 건네받은 솔란케가 달려나온 골키퍼를 넘기는 감각적인 칩샷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4분 뒤에도 볼 차단에서 비롯된 공격을 추가골로 연결했다. 히샬리송이 왼쪽 측면에서 문전으로 찔러준 크로스를 솔란케가 침착하게 밀어넣었다.
히샬리송은 크로스 순간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앞서 주력 센터백 크리스티안 로메로를 부상으로 잃은 토트넘은 2명이나 부상으로 교체되는 불운을 겪었다. 벤 데이비스, 아치 그레이, 제임스 매디슨이 줄줄이 투입돼 부상자들의 공백을 메웠다. 빌라도 '특급 조커' 욘 듀란을 비롯해 레온 베일리, 제이든 필로게네, 부바카르 카마라 등을 투입하며 반등을 노렸지만 이렇다 할 찬스를 얻지 못한 채 와르르 무너졌다. 도리어 후반 추가시간 6분 토트넘의 매디슨에게 프리킥으로 4번째 골을 헌납했다. 빌라를 4대1로 꺾은 토트넘은 올 시즌 리그 홈 5경기에서 4승1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손흥민은 해당 5경기에 3골3도움, 모든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승리의 하양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