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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캡틴' 손흥민(토트넘)이 마침내 복귀한다.
마침내 복귀다. 손흥민은 최근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손흥민은 31일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2024~2025시즌 EFL컵 16강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30일 "손흥민은 거의 회복했지만, 우리가 보는 관점에서는 (맨시티전이 아닌) 주말 경기 출전이 목표다. 그땐 손흥민이 돌아올 거라는 자신감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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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앞서 27일 영국 런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EPL 9라운드에서도 빠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5일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상태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알크마르와 유로파리그 경기서 뛴 선수들은 모두 괜찮다. 좀 피곤해하긴 하지만, 부상 선수는 없다"며 "손흥민 몸 상태는 100%가 아니다. 25일 팀 훈련을 하지 않는다. 주말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한다. 앞으로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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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철강왕'으로 불렸다. 2015년 입단 후 안와골절 정도를 제외하고는 큰 부상을 당한 적이 없다. 폭발적인 주력을 주무기로 하는 탓에 햄스트링 부상이 비교적 잦은 편이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회복력을 늘 과시해 왔다. 복귀 후에는 흔들림없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시작은 지난달 27일 카라바흐 FK의 유로파리그 경기였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 선발 출전했지만, 우측 허벅지쪽에 이상을 느끼며, 후반 23분 교체아웃됐다. 경기 후 손흥민과 포스테코글루 감독 모두 큰 문제는 아니라고 했지만,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 손흥민은 이어진 맨유, 페렌츠바로시, 브라이턴전에 모두 빠졌다. 10월 A매치 기간 대표팀 합류도 하지 못했다. 당초 홍명보호에 이름을 올렸지만, 홍명보 감독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명단에서 이름을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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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A매치를 건너 뛰며, 빠르게 회복했다. 손흥민이 13일 직접 복귀가 임박했음을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SNS에 트레이닝복을 입고 운동화를 신은 사진을 개재하며 'Back soon'(곧 돌아간다)'이라는 글을 남겼다. 토트넘 팬들도 해당 게시물에 "기다릴 수 없다"고 환호했다. 브상 전문가인 라즈팔 브라 박사도 "손흥민은 심각한 부상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A매치 기간 이후 복귀할 것 같다. 다만 중요한 점은 그의 훈련에서의 모습이다. 체력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며, 풀타임을 소화하는 것은 그의 훈련에 달렸다"고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17일 구단 인터뷰를 통해 손흥민이 웨스트햄전에서 돌아올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손흥민과 히샬리송은 좋았다. 동료들과 함께 훈련했다. 우리에게 정말 긍정적인 소식이다. 손흥민은 이번 A매치 휴식기를 정말 잘 보냈기에 준비가 되어있을 것이다. 히샬리송도 좋았기 때문에 주말 경기에 두 선수가 모두 출전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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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웨스트햄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손흥민 복귀 사실을 알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은 좋은 상태"라며 "지난 2주동안 열심히 훈련했다. 국가대표팀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지만 2주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탄탄한 훈련을 소화했다. 이제 다시 경기장에 나설 준비가 됐다. 출전할 수 있다"고 확인했다.
돌아온 손흥민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복귀전을 치렀다.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70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1골-1기점-1자책골 유도에 성공했다. 사실상 3골을 만들어냈다. 전반 15분 전매특허 감아차기로 감각을 예열한 손흥민은 1-1로 팽팽하던 후반 6분 결승골의 기점 역할을 했다. 손흥민이 파고 들던 데스티니 우도기에게 절묘한 패스를 찔렀다. 우도기의 컷백을 이브 비수마가 마무리했다. 9분에는 데얀 쿨루셉스키의 패스를 받아 슈팅을 날렸고, 이 슈팅은 골키퍼 맞고 상대 수비수 장 클레어 토디보를 맞고 들어갔다. 알폰세 아레올라 골키퍼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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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1골-1기점-1자책골 유도에 성공했다. 사실상 3골을 만들어냈다. 손흥민은 이날 43번의 터치를 했다. 26번의 패스를 성공시키며 84%의 패스 성공률을 보였다. 2번의 기회를 만들었고, 4번의 슈팅 중 2번이 골대로 향했다. 드리블도 1차례 성공시켰다. 웨스트햄과의 20경기에서 9골-7도움을 올리며 천적 다운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은 51.9%의 득표율로 경기 후 공식 MOM(맨오브더매치)이 됐다. 최고 평점 역시 손흥민의 몫이었다. 기계식 평점을 매기는 후스코어드닷컴, 풋몹, 소파스코어 나란히 8.34, 8.4, 8.0점으로 팀내 가장 높은 평점을 줬다. 풋볼런던도 최고 9점을 주며 엄지를 치켜올렸다.
하지만 부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손흥민은 웨스트햄전 직후 이례적으로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았다. 당시 그는 중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슬프게도 32세다. 내겐 모든 경기가 정말 진지하게 임하고 싶은 맞대결들"이라며 "지나간 경기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그래서 모든 경기를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 내 커리어 마지막 경기인 것처럼 대하고 싶다"고 밝혔다. 마치 자신의 상황을 직감이라도 한 듯한 발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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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동료들도 손흥민의 공백을 안타까워 했다. 토트넘 수문장 굴리엘모 비카리오는 크리스탈 팰리스전 후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주장이지만, 우리는 큰 선수단을 가지고 있기에 손흥민의 부재를 처리해야 한다"라며 "우리는 손흥민 없이도 경기에서 이길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토트넘은 다행히 손흥민 없이 위기를 잘 넘겼다. 손흥민 역시 빠른 회복을 통해 다시 전면에 선다. 토트넘에서 손흥민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EPL 사무국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손흥민이 EPL 경기에서 출전, 결장할 때의 토트넘 성적을 비교했다. EPL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손흥민은 토트넘 모든 것의 중심에 있었다'며 '일요일 애스턴빌라전에서 잠재적인 복귀가 예고된 가운데 토트넘을 다시 승리로 이끌 수 있을까'라고 화두를 던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47차례 EPL 경기를 지휘했다. 손흥민은 41경기에 함께했고, 6경기에 결장했다. 손흥민이 출전한 경기의 승률은 54%다. 결장할 때는 33%로 뚝 떨어진다. 경기당 획득한 승점도 2점으로 없을 때의 1점보다 높다. 득점은 2골로 같지만, 슈팅수는 16대15로 손흥민이 그라운드에 있을 때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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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시계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