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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선수도, 예산도 아니다. 이정효 광주FC 감독이 바라는건 그저 선수들이 신나게 뛸 수 있는 '좋은 잔디'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 감독은 2022년 광주의 K리그2 우승을 이끌었고, 지난해에는 K리그1 3위에 오르며 광주 창단 첫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이라는 엄청난 기적을 썼다. 비록 올해는 아쉽게 파이널A 진출에 실패했지만, 정교하면서도 공격적인 이정효식 축구는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처음으로 나선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에서는 J리그 명가, 요코하마 마리노스와 가와사키 프론탈레를 연파하며, 아시아 축구계를 놀라게 했다. 이마저도 재정 건전화 룰 위반으로 여름에 단 한명의 선수도 영입하지 못한채 만든 결과다. 지도자로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발휘하고 있지만, 엉뚱한 곳에 발목이 잡혀버린 형국이다.
사실 이 감독은 잔디 문제만 해결된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가와사키전 이후 그 확신은 더욱 커졌다. 이 감독은 "가와사키의 좋은 환경에서 연습을 하는데, 평소에 하던 것보다 플레이가 더 잘이루어지더라. 선수들도 '이게 되네요'라고 웃었고, 이같은 자신감은 실제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좋은 잔디 위에서 뛰니까 우리가 준비한 플레이가 구현이 됐고, 결국 승리로 이어졌다. 나도, 선수들도 '아, 우리 축구가 경쟁력이 있는 축구구나'라는 자부심이 생겼고, '환경만 좋아진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플레이를 만들어 갈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