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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14년간 함께해준 우리 선수들에게 감사한다."
2011년 창단 이후 화천KSPO을 이끌어온 강재순 감독은 재능충만한 공격수 출신이다.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 4강 멤버로 역사를 썼고, 1987~1995년 현대 호랑이 프로축구단에서 뛰며 리그 179경기 25골19도움을 기록했다. 1989년엔 40경기에서 6골6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 베스트 11에도 선정됐다. 은퇴 후 1997년부터 '여자축구 명가' 강일여고(해체)에서 첫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9년간 27개의 우승컵을 휩쓸었다. 강원도립대,, 충남 일화 창단 감독을 역임했고 2011년 화천KSPO 지휘봉을 잡았다. 모교 부산상고의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여자 제자들이 눈에 밟혀 좀더 머물기로 한 게 어느덧 28년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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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KSPO의 현실적 목표는 3위였다. 2012년 첫 플레이오프에 올라 3위를 기록했고, 2017년 무서운 뒷심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 이천 대교를 꺾고 창단 첫 챔프전에 진출한 게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2019년 서울전국체전에서 사상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지난해 정규리그 3위 후 플레이오프에서 수원FC에 석패한 후 올해 화천KSPO의 기세는 불타올랐다. 정규리그 첫 우승과 함께 챔프전 직행 역사를 썼다. 강 감독은 "우리는 우승보다 선수 육성, 성장을 목표로 하는 팀이지만 그래도 자존심이 있는데, '안되는 걸 되게 하는' 게 지도자의 임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우승의 가장 큰 힘은 '신구 조화'다. 강 감독은 "여자선수들은 나이가 들수록 공을 잘 찬다. 체력은 떨어져도 안정감, 정확도, 운영능력은 점점 좋아진다"고 했다. "선배들이 게임을 못 뛸 때도 후배들을 칭찬해주고, 경기에 나서면 몸소 보여주면서 팀의 중심을 잡아줬다"면서 "'언니들 은퇴할 때 우리 함께 별 한번 달아주자'는 말이 후배들에게 통했다"며 웃었다. "우린 특정선수에 기대는 팀이 아니다. 최유정과 아스나가 활약하는 가운데 이수빈의 해외 이적 후엔 문은주가 역할을 해줬다. 최정민도 플레이가 점점 좋아졌고, 고유나도 발전가능성이 크다. 천가람도 팀플레이를 통해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감독은 우승 직후 라커룸에서 선수들을 향해 "그동안 고생한 보상을 스스로 찾아가줘서 고맙다"면서 "작년에도 아깝게 기회를 놓쳤는데 올해는 끝까지 잘 버텨내 스스로 노력의 보상을 받게 된 것이 가장 기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14년간 한번도 우승을 말한 적이 없다. 3위가 목표였다. 우승이 말로 되는 것도 아니고, 늘 현실가능한 목표를 세웠었다"먼서 "그런데 작년 3위를 한 후 최유정, 아스나 등 선수들이 들어오면서 우승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수들에게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한다' '이번에 놓치면 못한다'는 얘기를 했다. 우리 선수들이 그 목표를 이뤄줬다"며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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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까지 통합 11연패 역사를 썼던 '절대1강' 인천 현대제철이 올 시즌 4위에 머물며 플레이오프 티켓을 놓친 건 최대 이변이다. '어우현(어차피 우승은 현대제철)' 체제에 첫 균열을 낸 강 감독은 "이제 분위기가 달라졌다. '무패우승' '절대1강'은 힘들다. 내년에도 누가 우승할지 아무도 장담 못한다"며 대혈투를 예고했다.
화천은 수원-경주의 플레이오프 1-2차전(11월2-5일) 승자와 11월 9일 오후 2시 안방서 열릴 챔피언결정전에서 통합 우승을 다툰다. 강 감독은 "리그 우승도 했고. 수원, 경주과의 전적(각 2승2무)도 좋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자신 있게 맞설 것이다. 진정한 별을 달기 위해선 결국 챔프결정전까지 우승해야 한다. 반쪽짜리 별이 아닌 완전한 별을 꼭 달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