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원=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 ]"아이들에게 국가대표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경기 직후 만난 손준호는 "수원FC에 왔을 때 여름이적 시장 선수 중 가장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다는 각오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손준호가 선발로 나선 6경기에서 수원은 4승1무1패로 강했다. 이에 대해 손준호는 "골을 넣는 화려한 위치는 아니지만 정말 팀에서 중심축을 잡아주는 위치고 또 팀에 필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라서 그런 부분들을 경기장에서 보여드리면 팀이 잘 된다는 생각으로 뛰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
아빠의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부산에서 올라온 아내와 아들, 딸이 먼발치에서 아빠의 인터뷰를 지켜봤다. 국가대표 복귀는 아빠의 꿈이자 가족의 꿈이다. 손준호는 "아이들이 아빠가 축구하는 모습을 많이 보지 못했다. 오늘 아이들이 에스코트 키즈를 한 것도 아빠로서 굉장히 뜻깊었고 태극마크를 다시 달고 싶은 것도 아이들이 큰 동기부여다. 아이들이 이제 국가대표도 알고 아빠가 축구선수란 걸 유치원에 가면 자랑하고 다닌다. 이제 축구를 조금씩 알아가는 나이에 국가대표가 되면 더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족들 때문에라도 꼭 다시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중국리그에서 예기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3월 다시 한국 땅을 밟은 손준호는 다시 만난 K리그를 대하는 마음도 각오도 새로워졌다. 김은중 감독은 "한경기 한경기를 정말 소중하게 뛰는 모습이다. 후배들이 그런 자세를 배웠으면 한다"고 했다. 매순간 축구와 가족의 소중함, 팬들을 향한 감사를 품고 달린다. 힘든 시기, 변함없는 응원을 보내준 국민, 팬들에게 '나눔'을 통해 보답하겠다는 목표도 생겼다. 손준호는 "첫 승리수당을 지역아동센터에 기부했다. 어떻게 해서든 국민들이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신 부분을 조금씩이라도 갚아가면서 살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팬분들 한분도 빠짐없이 사인을 다 해드리려 노력하고, 더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앞으로도 축구선수로 살아가는 동안 더 좋은 기회가 있다면 기부와 나눔을 통해 갚으면서 살아가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이 26일 발표한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오만과의 2연전 A대표팀 명단에 손준호의 이름은 없었다. 홍 감독은 손준호를 고심끝에 뽑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홍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장 고민했던 포지션을 묻는 질문에 "미드필더와 좌우측 풀백"이라면서 "마지막까지 고민했다"고 했다. 홀딩 미드필더 포지션을 놓고 고민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미드필더는 전술적으로 기존 4-2-3-1, 4-3-3에서의 멀티 능력을 필요로 했다. 홀딩 미드필더의 경우 박용우와 정우영이 있었고 다른 경쟁자가 마지막까지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이 두 선수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경쟁자'는 손준호로 읽혔다. 이어 손준호를 발탁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홍 감독은 "손준호는 지금 계속 지켜보고 있지만 아직까지 명확하게 돼 있지 않은 부분이 있다. 앞으로 이 부분을 중국축구협회에 문의해 해결해야 한다. 그런 리스크가 있었다"고 답했다.
수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