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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글쎄요, 좀 이상한데..?" 김기동 FC서울 감독은 포항의 선발 라인업을 보더니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태석이 왼쪽 풀백, 완델손이 왼쪽 윙포워드로 올라왔다. 김기동은 작년까지 포항 감독이었다. 이태석은 불과 지난달까지 서울 소속으로 김기동 밑에서 뛰었다. 김 감독은 자신이 속속들이 아는 선수들이 생소하게 배치되자 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그는 "정말 이렇게 나올지 말지 모르겠다"며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박태하의 안목은 정확했다. 경기는 포항이 1대2로 졌지만 이태석은 전방에서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한 차례 골키퍼와 맞선 기회를 놓친 것이 옥에 티였을 뿐 동점골을 어시스트하며 서울 수비진을 지속적으로 괴롭혔다. 박태하 감독은 사실상 합격점을 줬다. 박 감독은 "축구 지능이 상당히 뛰어난 선수다. 그 포지션이 초등학교 이후 처음이라고 하더라. 이틀 준비했는데 이번 기회에 아주 좋은 옵션을 얻었다. 위협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어냈다. 경기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이태석의 경기력이 우리 팀에 많은 도움이 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만족해했다. 적장 김기동 감독도 이태석에 대해 "특이하게 오른쪽 윙포워드로 나오면서 자기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 외에는 자기가 가진 것들을 잘 해냈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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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