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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스페인이 '레전드' 티에리 앙리 감독이 이끄는 '개최국' 프랑스를 꺾고 파리올림픽 남자축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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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 양보 없는 한판 승부, 전반 11분 만에 상대 수비 실수를 놓치지 않은 프랑스 엔조 미요가 골망을 흔들며 기세를 올렸다. 파라생제르맹의 홈구장 파르크 데 프랭스가 떠나갈 듯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전반 스페인은 7개의 슈팅 중 5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고 이중 3골을 밀어넣었다. 프랑스는 6개의 슈팅, 3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지만 1골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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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프랑스의 반격이 시작됐다. 40년 만에 찾아온 안방에서의 기회를 허무하게 날릴 순 없었다. 프랑스는 이른 시간 캡틴 알렉상드르 라카제트를 빼고 변화를 꾀했다. 후반 11분 프랑스 마누 코네의 헤더가 골대를 강타했다.
후반 34분 줄기차게 몰아친 공격작업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올리세의 왼발 프리킥에 이어 교체투입된 마르네스 아클리우체가 살짝 올린 볼이 굴절되며 골망을 흔들었다. 파르크 데 프랭스가 프랑스 홈팬들의 뜨거운 함성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3-2로 추격했다.
후반 44분 결정적인 장면이 나왔다. 코너킥 상황, 박스 안에서 스페인 미란다가 프랑스 공격수 칼리무엔도를 잡아챘다. 주심은 이 장면을 놓쳤지만 VAR 판독 끝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후반 45분 장 필립 마테타가 가볍게 골망을 흔들었다. 4경기 연속골과 함께 3-3, 기적같은 극장 동점골에 스타디움은 말 그대로 흥분의 도가니. 앙리 감독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후반 추가시간 스페인 베나트 투리엔테스의 슈팅이 골키퍼의 손끝을 스친 후 골대를 강타했다. 연장 승부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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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승부를 가리기에 90분은 부족했다. 연장 전반 초반 프랑스 데지르 두에의 패스가 마테타에게 연결되는 과정이 좋았지만 슈팅으로 연결되진 못했다. 연장 전반 10분 스페인의 결승골이 터졌다. 세르히오 고메즈의 스루패스를 이어받은 세르히로 카메요가 골문을 비우고 뛰어나온 골키퍼 레스트가 넘어지는 걸 보고 가볍게 칩샷으로 텅 빈 골망을 흔들었다. 4-3.
연장 후반 추가시간, 마지막 역습 찬스에서 다시 한번 카메요의 폭풍질주가 시작됐다.골키퍼 테나스의 손 패스를 이어받아 하프라인부터 질풍같은 드리블에 이어 골망을 흔들었다. 5대3. 금메달 쐐기 '축포'였다.
120분간 눈을 뗄 수 없는 뜨거운 명승부였다. 올림픽 124년 역사상 결승전 8골은 최초다. 6경기에서 6골1도움, 이겨야 사는 결승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한 페르민 로페즈의 활약이 눈부셨다. 연장전 멀티골 활약을 선보인 카메요의 카메오 투입도 적중했다. 2017년 FIFA U-17 월드컵 결승, U-19 대표팀 감독을 역임하며 이 연령 선수들의 장단점을 꿰뚫은 산티 데니아 감독의 용병술이 빛났다. 데니아 감독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1995~2005년 10년간 225경기를 뛰며 1996년 라리가, 코파델레이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1996년 애틀란타올림픽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17세 이하, 19세 이사, 21세 이하, 23세 이하 연령별 대표팀 지도자로 탄탄한 이력을 쌓아온 데니아 감독이 파리에서 새 역사를 썼다. 1992년 '안방'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32년 만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부활한 무적함대' 스페인이 유로2024 우승에 이어 올림픽 금메달까지 거머쥐었다.
파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