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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일본 대표팀 주장이자, 위르겐 클롭 감독의 애제자였던 엔도 와타루가 한 시즌 만에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리버풀이 가장 보강을 원하는 포지션은 공개됐다. 바로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이다. 리버풀은 이번 프리시즌 동안 치른 세 번의 친선 경기에서 엔도 와타루, 도미닉 소보슬러이, 라이언 흐라벤베르흐를 각각 한 번씩 수비형 미드필더로 투입했다. 지난 시즌 주전 수미였던 엔도보다 나머지 두 선수가 슬롯 감독 전술에 더 녹아드는 모습이었다. 결국 엔도의 역할이 애매해지면서, 리버풀은 새로운 수비형 미드필더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디애슬레틱도 '엔도는 슬롯의 인내심 있는 점유 기반 전술 방식을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라며 '팬들 사이에서는 파비뉴의 폼 하락 이후 해당 포지션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알렉시스 맥알리스터도 해당 역할에 잘 어울리는 듯 보이지만,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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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도는 영입 당시에도 리버풀이 가장 원했던 자원은 아니었다.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지난 2010년 일본 쇼난 벨마레에서 프로에 데뷔한 엔도는 2018년까지 일본 무대에서만 뛰었다. 이후 2018년 벨기에 신트트라위던 이적으로 처음 유럽 무대를 밟았고, 2019년 슈투트가르트 이적 후 활약으로 이름을 알렸다. 다만 리버풀에 합류 전까지 빅클럽의 관심을 거의 받지 못했다.
리버풀은 이적시장에서 당초 영입 목표였던 로메오 라비아, 모이세스 카이세도 영입을 모두 실패하고 도전한 영입이었으며, 이미 30세가 넘은 선수를 데려오는 것에 대한 팬들의 불만도 적지 않았다. 기량에 대해서도 EPL에 적응할 수 있을지에 의문 부호가 붙었다.
다행히 클롭 체제에서 엔도는 좋은 기량을 선보였다. 시즌 중반부터 선발에서 거의 빠지지 않으며 리버풀 중원을 지켰다. 특히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는 상대 미드필더 케빈 더브라위너, 베르나르두 실바 등을 꽁꽁 묶는 맹활약을 보여줬다. 클롭은 해당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내가 31세의 일본 주장과 계약하면서 무엇을 기대했을까. 그는 EPL에서 뛰어난 선수가 될 것이다. 사람들은 그가 월드클래스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몰랐지만,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라며 엔도는 월드클래스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하지만 월클로 평가받을 뻔했던 엔도의 리버풀 생활은 벌써 마지막을 향하는 모습이다. 슬롯 감독의 마음을 바꾸지 못한다면 팀을 떠나야 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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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롭의 애제자에서 새 감독의 애물단지로 변해버린 엔도가 차기 시즌을 앞두고 어떤 선택을 할지도 리버풀 팬들에게 큰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