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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신임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의 취임 일성은 사과와 함께 성적 그리고 한국 축구의 체제 재정립이었다.
그들의 전문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협상은 또 다른 문제다. 대한축구협회가 그 매듭을 풀어줘야 한다. 그래야 홍 감독도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다.
안갯속이었던 유럽파 태극전사들과의 만남도 성사됐다. 홍 감독은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소통했다. 손흥민이 첫 출전한 월드컵이 바로 홍 감독이 지휘한 2014년 브라질 대회다. 그는 당시 A대표팀의 막내였다. 손흥민은 16강 진출에 실패하자 아쉬움의 눈물을 쏟아냈다. 아픔을 말할 수 없었던 홍 감독도 따뜻하게 품에 안으며 미래를 기약했다.
홍 감독의 계약기간은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까지다. 그는 9월 5일 안방에서 열리는 팔레스타인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1차전서 첫 선을 보인다.
-취임사.
조금 적어왔습니다. 제 마음을 읽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감독 홍명보입니다. 기자회견을 시작하기 앞서 지난 5개월 간 여러 논란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오늘 저는 K리그 팬들과의 약속을 저버린데 대한 한 없는 미안한 마음과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특히 그동안 저에게 큰 성원을 보내주셨던 울산 HD 팬께 사과와 용서를 구하고자 합니다. 저는 울산 팬이 보내주신 뜨거운 응원과 전폭적인 지지 속에 다시 감독으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선택이 팬들께 큰 상처와 실망감을 드렸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인사). 울산, 그리고 K리그 팬께 깊은 용서를 구하며 어떤 질책과 비난이든 받아 들이고 겸허히 수용하겠습니다. 실망한 팬들께 용서받는 일은 제가 제 자리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성장과 발전을 이끄는 길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보내주신 성원에 대한 부채감을 갖고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이 자리에 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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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축구팬 여러분, 저는 대한민국 축구팀의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나가겠습니다. 성공으로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축구팬 여러분의 비판의 목소리도 대표팀을 위한 일이라면 항상 경청하겠습니다. 그 목소리가 한국 축구 발전이란 같은 목표를 향한 우려에서 나오는 것을 매우 깊이 이해하고 있습니다. 축구팬 여러분께서도 바뀌어 가는 대표팀을 지켜봐주시고, 대표팀과 우리 선수들에게 많은 응원과 성원을 보내주시길 부탁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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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최종예선을 시작하는 시점이다. 본선 결과를 이야기하는 것은 이른 감이 있다. 한국대표팀이 원정경기에서 가장 좋은 성적이 16강 진출이다. 16강보다 더 나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유럽에서 선수들과 미팅을 했는데. 모든 선수들과 같은 형태로 이야기했다. 첫째로 선수들의 생각하는 바람직한 팀 운영 얘기를 들었다. 대표팀에 바라는 점에 대해 얘기들었다. 난 선수들에게 팀을 운영하는 몇 가지 방안을 얘기했다. 전체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다. 9월 소집이 되면 첫 번째보다 더 나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왜 마음을 돌렸나. 이임생 이사가 어떤 철학과 비전 제시했나.
이임생 이사가 이야기한 철학은 한국 축구의 기술철학인 MIK, 대표팀과의 연령대별 연계성을 이야기했다. 나는 그동안 경험했던 대표팀 생활, 운영방안에 대해 이임생 이사에게 정확히 얘기했다. 이임생 이사와의 대화 후에 마음이 변한 것은 다 아시겠지만 나도 대표팀 감독을 해봤고, 전무이사하고 협회를 떠났을 때 일련의 상황들이 마음이 아팠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과 올해 아시안컵 문제점들을 접하면서 안타까웠고, 제 역할이 필요하다는 말씀에 고민을 시작했다. 고민을 계속하다보니 누군가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아니더라도 더 훌륭한 분이 할 수 있다. 하지만 마지막 소임이라고 생각해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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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기대 속에 출발하면 좋았을텐데 그와 반대로 우려와 비판 속에 출발을 하게 돼 마음이 무겁다. 하지만 반대로 10년 전에 이 자리에 왔을 때 많은 기대와 박수 속에 출발했다. 지금의 비판은 우리가 감수하면서 나아가야 된다.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항상 겸손하게 겸허히 받아들이며 팀을 이끌겠다.
-K리그 중요성 이야기하면서 시즌 중간에 팀을 떠났다. 이강인의 발렌시아 시절 코치를 선임한다고 들었는데, 이강인 중심으로 팀을 운영할 계획인다.
K리그 감독을 하다 중도에 나오게 된 것은 평생 안고가야 한다. K리그 팬들에게 다시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강인 코치는 처음 듣는 얘기고 그 분은 후보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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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가서 3차례에 걸쳐 코치진을 면담했다. 아주 의미있는 미팅이었다. 많이 공부도 됐다. 현 유럽의 트렌드도 알 수 있었다. 좋은 시간이었다. 협상이라는 게 변수가 있따. 첫 번째 그룹의 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안되면 두 번째로 넘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그 조건에 있어서는 진정성있게 전해지고 있다. 그 분들도 의지가 있다. 다만 구체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말씀드리기 어렵다. 좋은 계약이 돼 한국에 오면 선수들에게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체부 감사에 대한 얘기를 들은 것이 있나.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와 얘기를 나눈적이 없다. 협회와 문체부의 관계다. 거기에 있어서 협회 나름대로 충실히 소명하면 될 것 같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휘어잡을 것 같은 분위기와 다른 것 같은데
난 원래 그런 사람이다. 딱딱할 것 같은 이미지는 있지만 수평적인 것을 좋아한다. 물론 카리스마는 내가 가진 특징이지 모든 것을 대변해주는 것은 아니다. 울산에서도 마찬가지지만 그런 분위기를 좋아한다.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반영을 시켰다. 중요한 것은 우리는 팀 스포츠를 하는 사람들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이다. 응집력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재능있는 선수들이 많으면 성적을 낼 확률은 높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팀의 문화, 정신, 정체성도 있어야 한다. 이것들이 맞아 떨어져야 강한 팀이된다. 1년에 한 달정도 같이 한다. 쉽지 않다. 또 대표팀은 주인이 없는 팀이다. 새로운 선수들이 들어올 수 있고, 기존 선수들이 부상으로 못 들어올 수 있다. 대표팀의 주인은 대한민국과 팬이다. 나 역시 이 시기에 잠깐 와서 일하는 사람이다. 우려는 예상하지만 그런 식으로 팀으로 운영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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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많지 않다. 팀에 큰 변화를 주기는 어렵다. 손흥민을 팀의 주장으로 신뢰하고. 지금까지 해온 역할을 제시할 것이다. 그러나 그 선수가 많은 부담을 갖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부담감을 나눠서 갖고, 경기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유럽에서 전술, 코치 면담했다. 그 이유는 10년 전 경험 때문인가.
한국인 코치는 접촉을 했다. 마무리 단계다. 코치 역할 분담은 요즘은 프로팀이든 어느 팀이든 중요하다. 트렌드다. 스로인 코치도 유럽에 있다. 피지컬 코치 뿐만 아니라 분석 파트 등 전술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코치도 중요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부분들의 하모니를 내는 것이다. 제 경험도 있고, 그 코치들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10년 전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실패 역시 좋은 경험이 됐다. 지금은 좋았던경험, 좋지 않은 경험. 이 시점에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모니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을 강화시키면서 팀을 이끌어가겠다.
-10년 전은 실패라고 얘기했다. '의리' 축구 등 시행착오가 있었는데.
10년 전 실패했다. 아는 선수들만 뽑은 '인맥축구'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건 인정한다. 그 당시에는 K리그에서 단편적인 선수들만 뽑다보니 팀에서 이름값은 없지맞 도움이 되는 헌신하는 선수들을 몰랐다. 골을 넣는 선수 발탁 등 그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팀에 정말 도움되는 선수들을 못 뽑은 것이 사실이다. K리그에서 3년반동안 생활했다. 각 팀의 주요 선수와 주요 선수는 아니지만 대체할 수 있는 선수 리스트도 있다. 경기를 바꿀 수 있는 선수들의 이름이 있다. 10년 전과 굉장히 많은 차이가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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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선수를 뽑을 거냐고 한다면 이것도 경험한 것이지만 어떤 유형의 선수는 없다. 이 대표팀은 언제든지 열려있다. 경기력이 좋으면 누구나 들어올 수 있다. 새 감독이 선임돼 팀이 시작되는데 선수들이 새로운 마음으로 갖고 온다기 보다 들어오는 선수들이 팀이 편안하고, 즐겁게 며칠 시간 보내고 최선을 다하고 가면 된다. 유연성있게 경기력이 좋은 선수들을 뽑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취임사 분량과 유럽판 면담 분위기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A4 용지 8장이다. 이번에 유럽에 선수들과 미팅하면서, 물론 처음 대면한 선수도 있었다. 손흥민 선수는 오랜만에 봤고, 가장, 조금 기분이 좋지 않았던 게 설영우 선수를 만난 거였는데 설영우 선수 만나러 세르비아까지 간다는 것이 참(웃음). 그 선수가 유럽파가 돼 자기가 기분이 좋다고 저에게 얘기를 해서 저도 아주 좋았다. 분명히 이 선수들이 모든 것을 저에게 다 얘기하진 않았지만, 제가 느낄 수 있는 것은 대표팀에 이런이런 부분은 감독님이 해줬으면 좋겠다는 느낌은 한두가지는 받았다. 정확하게 제 생각이 맞을지 안 맞을지는 모르지만 그 부분은 대표팀이 소집이 되면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 '혹시라도 너희들이 필요한 부분이 이런 부분'이라고 동의가 된다면 저는 바로 대표팀에 적용을 시킬 것이다. 지금 대표팀, 어떤 것들은 절대 바꾸지 않는 것도 있다. 팀에 있어서는. 그런 부분을 제외하고는 제가 느끼는 부분을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 얘기해보고 그게 필요하다면 바로 대표팀에 적용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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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저 역시 20세부터 감독을 해봤고, 어려운 점도 있다. 예를 들면 대표팀이 쓰는 전술이 20세까지 간다면 20세 선수가 좋은 경기력과 기량을 나타내면 전술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없다. 이것이 대표팀에 뛸 수 있는 연계성의 장점이다. 20세가 23세를 거칠 건지 바로 A팀에 올라올 건지, 혹사 논란에 대해선 항상 커뮤니케이션하면 이런 문제는 없어질 것이다. 빠른 스피드 성장을 위한 방안이다. 대표팀 수락하는 과정에 있어서 중요한 과정이었고, 가장 관심이 있는 부분이었다. 이 부분에선 어디든 달려가서 보고.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을 도움 줄 것이다. 가장 부러웠던 부분이다. 연령대별 적응을 시킨다면 큰 이슈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국내파 면담 계획은 없나.
국내파를 면담하기에는 양이 많다.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은 경기 지켜보는 일, 경기력 체크다. 물론 개인적으로 아는 선수들을 컨택할 수 있지만 대표팀에 들어오는 확신은 없다. 국내 선수 면담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유럽파들의 경우 면담을 못한 그외 선수들 어느 시점에 가서 면담을 할 것이다.
-정몽규 회장이 에세이에 회장직을 제안했다는 내용도 있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 교감이 없었나.
회장님께서 2020년 7월에 제안을 한 것이 맞다. 하지만 난 그 자리에서 회장직보다 현장에 한 번 더 나가서 하고 싶다고 한 것은 사실이다. 이번에는 회장님과의 사전 연락이 전혀없었다. 이임생 이사와의 대화 통해 얘기 듣고 결정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