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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토트넘 홋스퍼의 '치졸함'은 일관성이 있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렇다.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이든, 외국인 캡틴이든 가리지 않는다. 아쉬울 때는 붙잡고, 가치가 조금 떨어졌다 싶으면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가차 없이 돌아선다.
영국 매체 팀 토크는 1일(한국시각) '토트넘 구단은 팀 최고 선수(SON)에 대해 계약 옵션을 발동할 계획이며, 2025년에는 인정사정 없이 팔아버릴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손흥민에 대해 토트넘이 어떻게 움직일 지에 관한 예상 리포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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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토트넘은 손흥민을 '레전드'로 여기지 않는다. 애초에 토트넘 구단의 스타일 자체가 이런 업적에 대한 배려같은 게 별로 없다. 해리 케인, 위고 요리스 등 오랫동안 팀의 간판선수로 헌신해 온 스타플레이어들의 이별 과정이 무서울 정도로 닮아있다. 토트넘은 가치가 떨어지거나 지불 범위를 넘어선 선수는 애써 붙잡으려 하지 않는다. 다른 구단으로 보내버리고, 다시 젊고 가능성 있는 저렴한 선수를 사서 키우면 되기 때문이다.
이런 기조가 손흥민에게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손흥민은 내년 여름에 계약이 만료된다. 현 시점에서 재계약이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토트넘은 장기 재계약을 맺을 생각이 전혀 없다. 돈이 들기 때문이다. 또 장기계약을 했다가 1~2년 뒤 손흥민이 에이징 커브를 보이면 손해라는 관점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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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토트넘에는 '레전드' 개념이 없고, 특히나 아시아 출신 손흥민에 대해서는 딱히 존경심도 갖고 있지 않다. 그저 '지금 현 시점에 팀에 큰 힘이 되는 선수'로만 여길 뿐이다. 이런 관점만이 현재까지 토트넘이 보여준 행보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다. 토트넘에게 손흥민은 단순한 '아시아 용병'일 뿐이다.
결과적으로 토트넘은 1년 연장 옵션을 사용해 2026년까지 손흥민을 저렴하게 활용할 방침을 굳혔다. 또한 계속 입질이 오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구단의 계약 제안을 검토해 가장 이익이 극대화 되는 내년 이적시장에 팔아버리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사실상의 '토사구팽'이나 마찬가지다. 냉정한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는 가능한 일이다. 토트넘은 이런 걸 잘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