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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우리는 골이라고 인정하고 싶다."
2경기 연속 승리는 내용과 결과 면에서 흠잡을 데 없었다. 연승의 결과도 훌륭했지만, 특히나 시즌 처음으로 2경기 연속 클린시트를 달성했다는 점이 더욱 고무적이다. 공격과 수비 전술이 빈틈 없이 이뤄졌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수비의 견고함이 강화된데다 '대구의 왕' 세징야가 전북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에이스의 위용을 재현해냈다.
이번 2연승 덕분에 대구의 순위는 단숨에 리그 최하위에서 9위까지 3계단이나 뛰어올랐다. 강등권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중위권 싸움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파이널A 마지노선인 6위(광주FC)와의 승점 차이는 단 2점이다. 시즌 후반기에 순위 역주행을 기대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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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결과적으로 고재현의 시즌 첫 골은 달성되지 못했다. 고재현이 한창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을 때 심판진은 비디오판독실과 이야기를 나눴고, 결국 오프사이드 판정을 내렸다. 고재현은 머쓱하게 시즌 첫 골이 아닌 상의탈의에 의한 경고만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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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실망만 할 것은 아니었다. 비록 마수걸이 골 달성에 실패했지만, 고재현의 이날 움직임은 이전보다 경쾌해졌고 특유의 골 결정력도 살아난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박창현 대구 감독도 경기 후 "비록 골로 인정이 안됐지만, 우리는 골이라고 인정하고 싶다"고 할 정도였다. 동시에 이 말 속에는 고재현이 잃었던 자신감을 회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기도 하다.
확실히 대구가 중위권 반등을 노리기 위해서는 고재현의 가세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세징야에게 집중적으로 몰리는 상대 수비의 틈을 뚫고 들어가 해결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확실한 카드이기 때문이다. 비록 골이 무산되긴 했지만, 고재현이 전북전에서 보여줬던 모습을 계속 유지해 후반기 득점 레이스에 가세한다면 대구는 그야말로 천군만마를 얻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고재현의 부활 신호탄 덕분에 대구의 시즌 후반기가 더욱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