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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인종차별에 대한 유럽 리그와 국가들의 최근 강력한 처벌 분위기가 이번 손흥민을 향한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인종차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벤탄쿠르는 논란이 시작되자 곧바로 SNS를 통해 손흥민에게 사과했다. 그는 "쏘니!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매우 좋지 못한 농담이었어.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걸 알 거야, 너를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은 아니야. 사랑한다"라고 전했다. 다만 짧은 사과와 무성의한 태도에 사과에도 논란은 줄어들지 않았다.
그간 벤탄쿠르와 손흥민의 절친한 관계 때문에 더욱 실망감은 컸다. 손흥민은 지난해 10월 벤탄쿠르가 십자인대 부상에서 돌아올 당시 공개적으로 SNS와 인터뷰를 통해 벤탄쿠르의 복귀를 반기며 절친한 사이를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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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컷오프사이드는 '과거 리버풀, 노팅엄 등에서 몸담았던 스탠 콜리모어는 EPL의 태도를 비판했다'라고 콜리모어의 인종차별 관련 인터뷰를 최근 전했다.
콜리모어는 "나는 축구 팬들이 SNS에서 인종차별을 하고 처벌을 받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안다. 어떤 사람은 변호사 준비생이었고, 어떤 사람은 15세 소년, 어떤 사람은 더비 라이벌의 팬이었다. 그들 모두 법정에 갔으며, 벌금을 물었다. 내 생각에 그들을 일주일만 감옥에 가둔다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감옥에 가고 싶은 사람은 없다. 대부분은 그냥 벌금을 내고 인종차별을 할 것이다"라며 지금의 간단한 벌금 조치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페인의 대처는 환상적이었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인종차별한 사람에 대한 처벌은 EPL에서의 조치보다 10배는 강하다. 전통적으로 인종차별 문제가 있던 동유럽도 마찬가지이며, 이런 조치가 있다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라며 좀 더 강경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콜리모어가 언급한 비니시우스 사례에서는 지난 2023년 5월 발렌시아의 메스티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발렌시아와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 도중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향해 원숭이 울음소리로 인종차별 행위를 했던 3명의 팬은 지난 11일 징역 8개월, 2년간 축구장 출입 금지 처분을 당한 것을 의미한다. 스페인에서는 2년 이하의 징역은 실제로 형을 살지 않고 유예되기에 감옥에 정말로 들어가지는 않지만, 해당 형을 받았다는 것 만으로도 인종차별에 대한 확실한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다.
결국 이번 사태도 잉글랜드와 EPL, 토트넘 구단 등에서 확실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선수 사이에서의 인종차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닌, 더욱 불을 붙이는 상황까지 나올 수 있기에 현명한 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손흥민에 대한 동료의 인종차별이 발생하고 벌써 이틀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토트넘과 EPL이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