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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인스턴트 사과문이 결국 '신의 한 수'가 되는 것일까.
벌써 3일차다. 토트넘의 우루과이 미드필더 벤탄쿠르는 지난 15일(한국시각) 자국 방송에서 물의를 일으켰다.
진행자가 손흥민 유니폼을 요청하자 벤탄쿠르는 "그들은 다 똑같이 생겼다. 사촌이어도 모를 것"이라며 동양인 외모를 비하했다. 그는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인지했다. 부랴부랴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벤탄쿠르는 "쏘니 형님(Sony brother)! 정말 나쁜 농담이었습니다. 사과드립니다.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시지 않습니까. 나는 결코 당신은 물론 그 누구도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습니다. 사랑합니다 형님"이라고 변명했다.
손흥민의 애칭인 쏘니는 Sony가 아닌 Sonny로 적는다. Sony는 일본 기업 이름이다.
게다가 벤탄쿠르는 이를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아닌 '스토리'에 올렸다. 게시물은 자신이 직접 삭제해야만 지워지지만 스토리는 단 24시간만 유지된다.
실제로 16일 오전 이 사과문은 내려갔다. 이후 벤탄쿠르는 자신의 훈련 모습과 우루과이 대표팀 유니폼 사진 등을 올리며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SNS 활동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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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오히려 유로 2024에 출전한 소속팀 선수들의 활약상을 전하며 손흥민 사건을 외면했다.
16일부터 이탈리아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와 네덜란드 수비수 미키 판더펜, 덴마크 미드필더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 관련 게시물을 공개했다.
토트넘은 인종차별 항의 댓글을 삭제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토트넘 공식 SNS는 16일 주전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의 사진을 올렸다. 비카리오의 나라 이탈리아가 유로 2024 경기를 치르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당 게시물에는 비카리오와 무관한 "왜 인종차별 댓글을 삭제하느냐"는 물음이 최상단에 위치했다.
물론 벤탄쿠르의 SNS에도 사진과 관련 없는 항의 댓글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토트넘과 손흥민이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이 논란은 결국 흐지부지 끝날 수밖에 없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