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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다. 김영권(34·울산)과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가 한꺼번에 빠진 대한민국의 센터백 라인은 다소 생소했다. 김민재는 왼발목 부상으로 한국 축구 A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지난 1월 카타르아시안컵 출전으로 '오프시즌'없이 강행군을 계속해 온 김영권은 쉼표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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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은 싱가포르(7대0 승)와 중국전(1대0 승)을 응원하며 모두 지켜봤다고 했다. 그는 "직접 뛰는 것보다 밖에서 보니 또 다르더라. 불안한 감정도 느껴봤다"고 웃었다. 'A매치 휴식기'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김영권은 "시즌 초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일정이 바뀌었고, 아시안컵이 1월말 끝나면서 쉴새없이 달려왔다. 훈련 부분보다 경기에 모든 포커스가 맞춰지다보니 힘든 부분도 있었다"며 "다른 선수들에 비해 나이도 있고, 그렇게 달려오다보니 경기력 문제도 나왔다. 지금은 좋은 타이밍에서 잘 쉬어 가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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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2위'의 설움을 털어내고 울산이 구단 창단 후 첫 K리그1 2연패를 달성한 데 김영권의 지분도 명확히 있다. '우승 제조기'였다. 그는 2022년 K리그에 둥지를 튼 후 두 시즌 연속 정상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MVP(최우수선수상)도 거머쥐었다. 울산은 전북전에서 K리그1 1위를 탈환했다. 그 또한 '왕조의 시작'인 3연패를 향해 달리고 있다.
"작년, 재작년처럼 독주 느낌은 아니지만 우승에 대해 아무리 생각해봐도, 우승할 수 있는 팀은 울산 뿐인 것 같다. 당연히 우승을 만들어 가는 과정 중에 어려움도 있겠지만 우리는 충분히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왜 우승하지 못하는지가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다. 확실한 건 올해 팀적으로 더 똘똘 뭉쳐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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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월드컵 후 그는 자신의 축구시계가 '70분'에 와 있다고 했다. 다시 그 질문을 했다. "지금은 78~9분 정도된 것 같다. 경기 수가 빡빡하면 회복하는 데 힘들 수 있지만, 정상적으로 경기 뛰는데는 전혀 문제없다."
김영권은 A매치 111경기 출전을 기록 중이다. 그는 "스스로 정한 것은 없다. A매치 50경기 정도 뛰었을 때 목표가 홍 감독님이었다. 하지만 그건 많이 힘들 것 같다"고 웃었다. 한국 축구의 전설인 홍명보 감독은 국내 선수 A매치 최다인 136경기 출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물론 꿈을 포기한 건 아니다. "몸 관리를 더 잘 해야죠"라는 말에 더 큰 에너지가 느껴진다.
김영권의 시계는 지금 이 시각에도 제대로 흘러가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