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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유럽 정상에 선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가 그라운드 인종차별에 경종을 울렸다.
하지만 인종차별은 그림자였다. 브라질 출신은 그는 인종차별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 판결이 나왔다.
비니시우스를 향해 인종차별 행위를 한 발렌시아 팬 3명이 징역 8개월에 2년간 축구장 출입 금지 처분을 당했다. 스페인에서 '축구장 내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유죄 판결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스페인에서는 비폭력 범죄로 2년 미만의 징역형을 받은 피고인은 전과가 없으면 추가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한 집행이 유예된다. 이들 3명에게는 앞으로 2년 동안 라리가와 스페인축구협회 주관 경기가 열리는 축구장 출입도 금지됐다.
이들은 지난해 5월 발렌시아의 메스티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라리가 경기 도중 비니시우스를 향해 원숭이 울음소리를 내며 인종차별 행위를 한 혐의로 체포돼 재판을 받아왔다. 당초 12개월이었던 형량은 예비조사 단계에서 합의에 따라 4개월이 감형됐다.
비니시우스도 만감이 교차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많은 이들이 내게 무시하라고 했고, 다른 이들은 내 싸움이 헛된 것이라며 '그냥 축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가 항상 말했듯이 나는 인종차별의 피해자가 아니다. 나는 인종차별주의자를 괴롭히는 사람"이라며 "스페인 역사상 최초의 인종차별에 대한 유죄 판결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다. 모든 흑인을 위한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다른 인종차별주의자들은 두려워하고 부끄러워하며 그림자 속에 숨어버리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그들을 수거하러 올 것이다"라며 "이 역사적인 비판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을 준 라리가와 레알 마드리드에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 많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리가의 하비에르 테바스 회장은 선고 직후 "이번 판결은 비니시우스가 겪어야 했던 수치스러운 사건의 잘못을 바로잡고 축구장에서 욕설을 퍼붓는 사람들에게 분명한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로 스페인의 인종차별과의 전쟁에 있어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했다.
테바스 회장은 또 "처벌이 선고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는 있지만 이 또한 스페인이 사법의 공정성을 보장하는 국가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라리가는 법정의 속도를 존중할 수밖에 없지만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는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라리가에 제재 권한을 부여하는 스페인 법의 발전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비니시우스의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 구단 역시 "우리 클럽의 가치를 보호하고 축구와 스포츠계에서 인종차별적 행위를 뿌리뽑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안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도 이번 판결을 "긍정적인 조치"라고 환영하면서 "단호한 조치"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축구를 대할 때 여전히 인종차별적인 방식으로 행동하는 전세계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우리는 당신을 원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은 우리 커뮤니티의 일부도 아니고 축구의 일부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