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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원팀, 원골을 강조하셨다."
결국 이민성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지금 변화를 주지 않으면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에, 지난달 21일 자진사퇴를 택했다. 정광석 대행 체제로 전환한 대전은 새 지도자를 물색했다. 위기에 놓인만큼, A매치 브레이크 이전 선임을 목표로 발빠르게 움직였다. 박항서 전 베트남 감독, 김도훈 임시 A대표팀 감독, 설기현 전 경남 감독 등이 물망에 올랐다. 대전 수뇌부는 이들과 접촉, 협상까지 진행했다. 하지만 마무리까지 되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설 감독으로 가닥이 잡히는 듯했지만, '황선홍 카드'가 급물살을 탔다.
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취임 기자회견으로 첫 발을 뗀 황 감독은 "돌아오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선택해주신 구단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말씀 드린다. 절실한 마음으로, 위기를 빨리 극복하고, 대전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는 일성을 전했다. 그는 "상당히 고심했다. 대전이 아니었으면 선택하지 않았을 것 같다. 초대 감독으로 아쉬웠던 부분이 많고, 마음 속으로 응원하고 함께 하고 싶었던 팀이었다.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 위기를 초대 감독으로 넘기고 싶은 마음에 이 자리에 섰다. 대전이 창단 때 목표로 했던 톱레벨의 팀으로 가는데 초석을 다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에 맞춰 팀을 만들어갈 계획"이라며 "올림픽 진출 실패 후 성원해주신 팬들과 올림픽 경험 못하는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 한켠이 쓰리고, 착잡하다. 쓰러져 있을 것이냐 다시 일어날 것이냐가 중요하다. 이 시점에서 내 자신을 믿고 도전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 아닌가 싶다. 대전팬들 걸개도 걸려져 있더라, 싸울건가 포기할건가, 저는 전자를 선택했다. 포기않고 싸워나가겠다"고 했다.
대전=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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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이 오셔서 이 팀을 어떻게 이끄실 것인지에 대한 슬로건을 말씀해 주셨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 또 강조하신 부분이 원팀, 원골이다. 모든 구성원들이 다 같은 곳을 바라보고 하나의 팀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이는 게 지금 가장 중요한 포인트고 감독님께서 앞으로 이전에도 계속 지도자 생활을 하시면서 변하지 않았던 본인의 철학이라고 얘기를 해주셔서 그런 부분들을 저희 선수들이 빨리 잘 받아들이고 앞으로 감독님의 뜻을 잘 따라서 나아가야 될 것 같다.
-주장으로 책임감이 클텐데.
더 이상 물러설 것도 없고 저희가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과거에 저희가 해왔던 모습들에 대한 책임과 반성은 반드시 꼭 해야 하지만 앞으로 이어질 경기들에서, 과거에 우리가 했던 것들에 너무 얽매여서 자신감을 잃고 시즌을 진행하면 더 안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모든 선수단이 감독님 말씀하신 것처럼 하나의 팀으로서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나아간다면 반드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믿고 있다.
-황 감독에게 기대하는 부분은.
지금 팀이 좀 많은 변화 속에서 어수선한 상황이고 결과적으로도 많이 안 따라오고 있어서 선수들이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팀적으로도 그렇고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그런 정신적인 부분, 멘탈적인 부분들을 좀 하나로 확 잡아서 저희들을 다시 경기장 안에서 저희가 정말 신나게 플레이 할 수 있도록 그런 어떤 부분들을 수장으로서 잘 잡아주실 것 같아서 그런 부분들을 선수로서 많이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어떤 게 좀 부족하고 잘 안 풀렸다고 생각하나.
선수로서 어떤 게 부족하고 안 풀렸다라는 거를 말씀드리는 건 되게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저는 개인적으로 뭐든지 다 시기와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즌을 진행하면서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고 여러 가지 많은 상황들이 계속해서 이어지는데 그냥 저는 시즌 초에 저희가 안 좋은 상황과 안 좋은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저희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야 할 일들을 계속해오고 있었고 앞으로 이런 여러 가지 팀 안에서 변화를 통해서 앞으로는 좀 좋은 시기와 좋은 타이밍이 저희에게 찾아오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저희도 열심히 저희가 해야 할 것들을 계속해 나가려고 생각하고 있다.
-황 감독이 부임한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선수단 반응은.
사실 이민성 감독님이 나가시고 나서 많이 어수선한 분위기 때문에 힘들었었는데 그래도 빠른 시일 내에 구단에서 결정을 해 주셨다. 새로운 감독님이 오시게 됐고 또 A매치 휴식기라는 이 기간을 통해서 새 감독님이 오셔서 본인의 색깔을 보여주시고 저희가 그런 부분을 믿고 잘 따라간다면 지금 이 좀 안 좋은 분위기와 여러 가지 좀 혼란스러운 상황들을 잘 좀 개선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어서 기쁘고 기대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대구전 승리로 분위기가 올라간 것 같은데.
그 승리가 어떻게 보면 승리라는 게 똑같은 승점 3점이고 똑같은 1승이지만 그 승점 3점과 1승의 가치를 뛰어넘는 어떤 승리의 순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구전이 저희한테는 그런 순간이었다. A매치 휴식기에 들어오고,감독님이 새로 오시는 이 변화의 과정 속에서 선수들이 개개인이 떨어졌던 어떤 자신감이나 컨디션들을 그런 결과를 통해서 다시 끌어올리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믿음과 그런 생각들을 다시금 머릿속에 또 새길 수 있었던 그런 승리였던 것 같아서 저희한테는 큰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이 승리에서 멈추지 않고 다음 경기 잘 준비해서 연승으로 또 나아갈 수 있도록 잘 준비해야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