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실수를 딛고 다시 수원FC를 위해 뛰고 싶다."
|
|
이날 제주 원정, 아르한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속보에 인도네시아 팬덤은 난리가 났다. 열혈 팬들은 폭우를 뚫고 제주 경기장을 찾았다. 아르한은 후반 26분 정동호와 교체되며 처음으로 K리그1 그라운드를 밟았다. 아르한은 신태용 감독이 믿고쓰는 세트피스 카드다. 손은 발보다 정확하다. 로리 델랍을 능가하는 인간 기중기, 그의 롱스로인이 문전으로 배달되는 순간 골 확률은 급등한다. 한국을 꺾은 U-23 아시안컵 내내 아르한의 스로인은 위협적이었다. 폭우가 쏟아진 이날, 게임 체인저' 이승우가 컨디션 난조로 나서지 못했고 전반 선제골을 내주며 0-1로 밀리는 상황, 김은중 감독이 아르한을 깜짝 기용한 이유는 분명했다. 그러나 의욕이 넘친 탓일까. 아르한은 불과 41초 만에 물러났다.왼쪽 측면 돌파를 시도하다 제주 임창우의 발목을 밟았고, VAR 판독 끝에 퇴장이 선언됐다. 아르한의 데뷔전을 열망했던 인도네시아 팬들도, 3연승을 기대했던 수원 팬들도 망연자실했다. 10대11의 수적 열세 속에 수원은 결국 제주에 0대1로 패했다. 축구 팬들은 왼쪽 측면에서 돌파 한번에 끝나버린 '제주전 아르한 히트맵'을 공유하고, '40초 퇴장의 아이콘' 스티브 제라드를 소환하며 퇴장 이슈를 도마에 올렸지만 경기 후 수원 SNS를 통해 전해진 팬덤은 뜻밖에 훈훈했다.
|
아르한도 다시 힘을 내고 있다. "데뷔전서 레드카드를 받았다. 레드카드로 인해 팀을 도울 수 없었단 사실에 스스로 실망하고 슬펐다. 하지만 이 경험을 토대로 많이 배웠다. 앞으로 경기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팬들의 뜨거운 응원에 대해 "다시 일어서서 더욱 열정적으로 내 실수와 단점을 고쳐나갈 아주 큰 힘이 됐다"며 감사를 전했다. "앞으로 더 집중할 것이고 최선의 경기력으로 팀 승리를 도울 것"이라면서 "다시 경기를 뛰고 싶고, 수원을 돕고 싶다. 레드카드의 실수를 꼭 만회할 것"이라고 눈을 빛냈다. "경기에 나설 기회가 온다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