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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퇴사를 하려면, 투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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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헬 감독은 이번 시즌 뮌헨을 이끌며 최악의 시즌을 펼쳤다. 사실 지난 시즌에도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그러나 시즌 마지막에 운좋게 리그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다. 이번 시즌에는 이런 행운이 따르지 않았다. 분데스리가 사상 최초의 '무패 우승 신화'를 작성한 레버쿠젠에 완전히 밀려 팀의 12시즌 연속 우승 달성에 실패했다. 또한 DFB-포칼컵 우승도 놓쳤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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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부터 스텝이 꼬이기 시작했다. 이후 율리안 나겔스만 독일 대표팀 감독, 랄프 랑닉 오스트리아 대표팀 감독, 한지 플릭 전 뮌헨 감독, 로베르토 데 제르비 브라이튼 감독, 에릭 텐 하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등이 계속 후보로 떠올랐지만, 모두 무산됐다. 다들 뮌헨 지휘봉을 잡지 않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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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뮌헨 구단은 다시 투헬 감독을 설득하는 카드를 꺼냈다. 마침 선수들도 투헬 감독을 지지하면서 좋은 선택지로 보였지만, 결론은 최악의 선택이었다. 구단의 입장이 바뀐 것을 눈치 챈 투헬 감독이 협상 테이블에서 강한 요구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투헬 감독은 잔여 임기 1년에 그치지 않고, 계약 연장을 요구했다. '감독들의 기피구단'이 된 뮌헨의 약점을 정확히 파악한 것이다.
그러나 뮌헨은 투헬의 요구를 거절했다. 결국 협상은 완전히 결렬됐고, 투헬의 퇴임이 확정됐다. 이 과정에서 서로의 위치가 바뀐 분위기다. 오히려 투헬 감독이 더 큰소리를 내며 챙길 것을 다 챙기고 팀을 떠나게 됐다. 투헬은 엄청난 퇴직금 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의 연봉, 그리고 재취업 제한 금지 옵션까지 얻어냈다. 퇴사의 모범답안을 보여준 셈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