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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황선홍 vs 신태용'. 얄궂은 운명이다. 두 한국축구 레전드가 파리행 길목,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한국이 객관적 전력에선 앞선다. 한국은 U-23 레벨에서 인도네시아에 5전승을 기록 중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실리적인 축구로, 단 한골도 내주지 않는 탄탄한 수비력을 과시하고 있다. 최전방에는 2경기에서 3골을 넣은 이영준(김천)이 버티고 있다. 정상빈(미네소타) 엄지성(광주) 백상훈(서울) 홍시후(인천) 등 기존 자원에 '캡틴' 변준수(광주)까지 징계에서 돌아온다. 지난 한-일전 로테이션을 통해 선수들의 체력을 아낀데다, 승리로 분위기까지 끌어올렸다.
인도네시아도 만만치 않다. 인도네시아는 신 감독 체제가 들어선 뒤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혼혈 선수'들을 대거 흡수했고 자국 선수들의 기량도 끌어올리면서 성장했다. 라파엘 스트라윅(덴하흐), 이바르 제너(위트레흐트), 네이선 조아온(헤이렌베인), 저스틴 허브너(세레소 오사카) 등 혼혈 선수들을 앞세워, 예전과 달리 피지컬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다. 상당수가 지난 카타르아시안컵에서 A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하는 등 경험까지 갖췄다. 여기에 신 감독의 공격 축구가 어우러지며, 까다로운 팀으로 업그레이드 중이다.
K리그 맞대결에서는 황 감독이 신 감독에 우위를 점했다. 둘은 신 감독이 성남 일화(현 성남FC)를 이끌고, 황 감독이 부산 아이파크와 포항 스틸러스 지휘봉을 차례로 잡은 2009∼2012년 K리그에서 총 8차례 맞붙었다. 당시 황 감독이 신 감독에 3승4무1패로 앞섰다. 다만, 토너먼트 길목에서 황 감독이 패했다. 2011년 FA컵 준결승에서 포항이 성남에 0대3 완패했다.
황 감독은 "안도네시아의 장점은 신 감독이다. 사사로운 감정을 뒤로 하고, 무조건 이기도록 준비하고 경기하겠다"고 했다.신 감독도 "조국을 상대하는게 처음하는 경험이다.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마음이 상당히 힘들다. 한국 수비가 견고하다. 이를 부숴야 이길 수 있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