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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경질된 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한국 감독 시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민국은 환상적이었다. 우리는 그곳에서 경험을 쌓았다. 하지만 험난하기도 했다"며 입을 열었다. 좋은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에는 자신의 과오를 감추지 위한 '빌드업'에 불과했다.
그는 "지난 1~2월에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우리는 4강에 올랐다. 우리는 8강에서 호주를 집으로 돌려보냈고, 우리는 로베르트 만치니 감독이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도 탈락시켰다. 우리는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며 아시안컵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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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의 축구는 처음부터 끝까지 최악으로 기억되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전력을 구축하고도, 클린스만 감독은 전혀 선수들을 조합시키지 못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루과이, 포르투갈, 가나와 견주던 대한민국은 클린스만 체제에서 1년 만에 몰락했다.
우여곡절 끝에 4강에 올랐지만 감독이 아닌 선수들이 해낸 4강처럼 느껴졌다. 사우디와의 16강전도 조규성의 극장 동점골과 조현우의 승부차기 활약 덕에 통과할 수 있었다. 8강에서는 손흥민의 '하드캐리'가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의 성과처럼 말하지만 4강에서 요르단을 만나서 한국은 아무런 힘도 써보지 못한 채 탈락했다. 요르단과의 지난 4강전은 한국 축구 역사상 최악의 경기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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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감독은 기어코 선수들의 실명까지 언급했다. 먼저 그는 "한국 문화에 대해서 배운 건 항상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틀렸을 때조차도 옳다고 인정받는 것이다. 나이랑 직관적으로 관련있는 문화였다"며 한국의 문화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뛰는 어린 선수인 이강인이 토트넘의 주장이자 나이가 많은 손흥민에게 무례한 언행을 했다. 손흥민은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서로가 싸우기 시작했다. 어린 선수가 손흥민의 손가락을 탈골시켰다"고 직접 요르단과의 경기 전에 벌어졌던 일을 언급했다. 어린 선수를 지칭하는 대상은 이강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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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클린스만은 "그날 밤에 그런 일이 벌어진 후에 우리의 대회는 끝났다. 우리가 몇몇 선수들과 중재를 시켰고, 우리가 다음 날에 그들과 대화도 했었다. 그러나 나는 더 이상 팀 정신을 느낄 수가 없었다. 서로가 더 이상 서로를 위해서 행동하지 않았다. 모두가 충격을 받았고, 우리는 4강에서 패배했다"며 손흥민과 이강인의 다툼 때문에 팀 정신력이 분열돼 4강에서 탈락했다고 이야기했다.
두 선수의 다툼은 분명 팀 전체에 악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이 올바르게 조직된 팀이었다면 이러한 위기도 견뎌낼 수 있었을 것이다. 대회 당시에는 손흥민과 이강인이 논란을 만들었지만 아시안컵에 참가하기 전 1년 동안의 '문제아'는 클린스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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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그는 자신의 잘못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클린스만은 "아시안컵 4강은 지난 15년 동안의 한국의 최대 성과였다"면서 뻔뻔한 태도를 잃지 않았다. 일단 클린스만 감독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한국은 2015년 호주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기록한 적이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이 억울하게 경질됐다고 믿고 있었다. 그는 "한국 문화에서는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했다. 선수들은 다음 대회를 위해서 필요했고, 결국 감독의 책임이었다. 우리는 그런 다툼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않았다"며 끝까지 선수를 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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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그는 "정말 강렬한 1년이었고, 경험을 쌓았다. 다른 코치들과 함께 유럽으로 가고,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돌아다녔다. 다른 유럽에 있는 선수들을 보기 위해 모든 곳을 다녔다. 한국 선수들은 잉글랜드, 독일 등에서 흩어져서 뛰고 있다. 그래도 좋았다. 난 1년 중 하루도 빼놓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난 정말로 일을 계속해나가고 싶었다. 왜냐하면 한국은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를 정도의 실력을 가졌기 때문이다"며 한국 축구를 열정적으로 지도한 것처럼 자신을 포장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정말 진심으로 한국 축구 사령탑 자리에 임했다면 대회에서 탈락한 직후 잠시 한국에 있었다가 곧바로 미국으로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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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인연이 끊어진 그가 돌연 한국을 언급하면서 또 한번 한국축구의 아픈 상처를 들추고 있는 것이다. 클린스만 감독 시절에 터졌던 손흥민과 이강인의 문제는 두 선수가 직접 화해하고, 이강인이 공식 석상에서 사죄의 뜻을 밝히면서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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