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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7년 묵은 전북 포비아, 그 이유를 알 만했다. 서울은 실수를 남발했다. 자멸했다. 전북이 넣은 세 골 중에 두 골은 사실상 서울 덕분이었다.
서울의 실제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전반전은 서울이 주도권을 쥐고 흔들었다. 후반 초반 전북 전병관에게 원더골을 얻어맞고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갔을 뿐이었다. 그전까진 서울이 드디어 전북을 극복하는 듯한 분위기가 상암벌을 감돌았다.
하지만 축구는 골로 말하는 경기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사소한 실수가 반복되며 골을 허용하면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시작하자마자 휘청였지만 괜찮았다. 서울은 곧바로 반격했다. 전반 11분 코너킥 상황에서 간단하게 동점골을 터뜨렸다. 기성용이 골문을 향해 감아 찬 공을 일류첸코가 앞으로 잘라 들어가며 방향만 바꿨다. 전북 골키퍼 정민기가 꼼짝도 하지 못했다. 15분 뒤에는 기가막힌 역전골까지 뽑았다. 윙백 최준이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헌신했다. 최준은 터치라인 밖으로 나갈 듯한 공을 몸을 날려 살렸다. 조영욱이 볼을 잡아 전북의 우측을 돌파했다. 중앙으로 쇄도하던 팔로세비치가 조영욱의 낮고 빠른 크로스를 원터치로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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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로 맞선 후반 4분에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전북 전병관의 원더골이 터졌다. 여기서부터는 전북으로 흐름이 완전히 넘어갔다. 후반 29분 기성용의 전진패스로 역습 찬스를 맞이했지만 공격 선수들 사이에 호흡이 맞지 않았다. 공을 두고 우물쭈물대는 사이에 수비들이 이미 전열을 갖췄다. 후방에서는 노마크로 공을 돌리다가 놓쳐서 터치라인으로 흘려 공격권을 내주는 장면도 나왔다.
경기 후 김기동 서울 감독은 "선수들은 좋아지고 있다. 운이 따르지 않는 부분도 있다. 위기인 것은 맞다. 위기의식을 가지고 다시 일주일 만들어서 반등할 시간을 갖겠다. 실점을 너무 쉽게 주면서 흐름이 넘어간 부분이 아쉽다"고 돌아봤다.
상암=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