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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우린 다시 할 수 있어!'
이로 인해 리버풀의 우승 가능성이 대폭 증가했다. 유럽 스포츠통계업체인 옵타는 EPL 30라운드가 끝난 직후 '슈퍼컴퓨터가 남은 경기에 대해 1만번의 시뮬레이션을 돌린 결과 리버풀의 우승 확률이 47.7%로 늘어났다'며 '이는 29라운드에 비해 12.4%가 늘어난 수치다. 반면 맨시티의 우승확률은 45.9%에서 33.5%로 떨어졌고, 이는 이번 시즌 맨시티가 처음으로 우승확률 1위에서 밀려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결과를 속단하긴 이르다. 세 팀 모두 9경기나 남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1위 리버풀과 3위 맨시티의 승점 3점 격차는 남은 9경기 동안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 리그 2위 아스널(승점 65) 역시 리버풀과 승점 2점 차이 밖에 나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우승의 가능성이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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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홀란이 30라운드 아스널전에서 보여준 모습은 '유럽 최고의 득점괴물'이자 현재 EPL 득점 선두의 위용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날 홀란은 아스널의 철벽 수비진에 완벽히 봉쇄됐다. 제대로 볼터치조차 하지 못하면서 골은 커녕 단 1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특히 이날 경기를 포함해 최근 공식전 5경기 연속 무득점을 기록하며 '리그 득점선두'를 위협받는 처지가 됐다.
그럼에도 홀란은 킨의 맹비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맨시티의 역전 우승에 대한 확신을 SNS에 남겼다. 영국 축구매체 TBR풋볼은 "홀란이 아스널 무승부 이후 리그 우승경쟁에 관한 메시지를 SNS에 포스팅했다'고 보도했다. 홀란은 아스널전 이후 SNS에 '우리는 한번 해봤고, 다시 해낼 수 있다(We´ve done it once, we can do it again'이라고 적었다.
마치 한때 한국축구에 유행했던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라는 문구를 연상케 하는 내용이다. 한 마디로 지난 시즌처럼 맨시티가 역전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맨시티는 트레블을 달성했던 지난 시즌 어렵게 EPL 우승을 확정했다. 아스널에게 거의 시즌 내내 1위를 내준 채 끌려가다가 후반기 12연승(25라운드~37라운드)을 질주하며 결국 아스널을 제치고 역전 우승을 거둬 트레블을 완성할 수 있었다.
홀란은 바로 이 때의 기억을 재소환한 것이다. 동요하는 맨시티 팬 뿐만 아니라 동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맨시티가 다시 역전각을 만들기 위해서는 홀란의 재각성이 절실하다. 기본적으로 이번 시즌의 홀란은 지난 시즌에 비해 좋지 못하다. 지난 시즌 홀란은 36골로 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며 팀의 간판 공격수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에 입은 부상으로 폼이 무너지며 경기력이 더 나빠졌다. 부상 이후 약 2개월만에 돌아온 홀란은 곧바로 득점포를 재개했지만, 최근에는 다시 부진에 빠졌다. 최근 공식전 5경기 연속 무득점으로 주춤하는 사이 EPL 득점레이스에서도 2위 그룹(도미닉 솔란케, 모하메드 살라, 올리 왓킨스. 이상 16골)에 2골 차이로 쫓기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홀란은 말보다는 행동과 성적으로 자신이 쓴 글에 대한 책임감을 보여줘야만 하는 상황에 빠졌다. 홀란이 '4부리거'라는 혹평을 떨치고 지난 시즌의 기량을 회복한다면, 맨시티의 역전우승 가능성도 다시 높아질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