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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토트넘은 여전히 손흥민이 없으면 안되는 팀이다.
대표적인 장면이 전반 15분이었다. 손흥민이 팀 빌드업을 도우려고 내려왔고, 데얀 쿨루셉스키의 패스를 받아준 뒤 전방으로 달려나갔다. 손흥민이 밑에까지 내려오자 루턴의 수비진도 끌려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수비 뒷공간이 광활하게 열렸고, 티모 베르너가 침투할 공간이 생겼다. 베르너의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경기장 곳곳에서 손흥민의 영향력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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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11분 페드로 포로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받아 시도한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토트넘이 루턴의 수비를 뚫어내지 못하면서 시간이 야속하게 흘러갔다. 후반 41분 손흥민의 쇼타임이 시작됐다.
존슨이 뒤따라온 손흥민을 보고 패스를 내줬고, 손흥민은 수비수 가랑이 사이로 절묘하게 슈팅을 시도해 역전골을 터트렸다. 이후 손흥민은 기립박수를 받으면서 교체됐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득점이 그대로 결승골이 되면서 승점 3점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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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더욱 화나는 것은 토트넘의 꾸준하지 않는 경기력이다. 잠시 동안 그들은 세계를 이겨낼 수 있는 팀처럼 보이지만 어느 순간에는 영원한 패자처럼 보인다. 다행스럽게도 요즘 토트넘에서 꾸준한 선수는 손흥민뿐이다. 그가 없었다면 그들은 가라앉았을 것이다'며 손흥민의 활약을 높이 치켜세웠다.
손흥민이 없었다면 토트넘이 침몰했을 것이라는 분석은 과연 진실일까. 기록은 정답을 알고 있었다. 지난 루턴전 후 축구 통계 매체 OPTA는 '손흥민은 이번 시즌 EPL에서 가장 많은 결승골을 넣은 선수다. 손흥민은 5번의 결승골을 넣었다. 또한 그는 최근 EPL 4시즌 중 15골을 넣은 시즌이 3번이다. 해결사다'라며 손흥민의 영향력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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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활약으로 토트넘에 안긴 승점은 어림잡아도 20점 가까이 될 것이다. 현재 토트넘 승점이 56점이라는 걸 감안하면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높은지를 알 수 있다.
일관성의 면모에서도 틀리지 않았다. 손흥민만큼 꾸준한 활약을 해주는 공격 자원이 없다. 제임스 매디슨은 전반기에는 펄펄 날았지만 부상에서 돌아온 후 잠잠하다. 히샬리송은 전반기에는 전혀 존재감이 없었다가 후반기에 살아났다. 존슨은 교체와 선발로 나왔을 때의 온도 차이가 있다. 쿨루셉스키는 공격진에서 제일 아쉬운 활약이다.
그에 비해 손흥민은 전반기도, 후반기도 펄펄 날고 있는 중이다. 영혼의 파트너인 해리 케인이 없는데도 홀로 완벽하게 팀을 이끌고 있는 손흥민이다. 토트넘이 승점 3점을 거뒀을 때 손흥민이 날아다니지 않았던 경기가 없다. 반대로 손흥민이 침묵했을 때 토트넘의 승률은 급격하게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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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가 빛나지 못했을 때 팀의 승률이 떨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당연한 상식이라고 하지만 토트넘의 '정도'는 심각하다. 시즌을 치러갈수록 손흥민이 '해줘'야만 이길 수 있는 팀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손흥민의 의존도가 줄어드는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시즌의 농사를 결정하게 될 후반기에 들어서자 손흥민 의존도가 매우 높아지는 중이다.
손흥민이 없으면 토트넘이 침몰했을 것이라는 BBC의 분석은 전혀 틀리지 않았다. 이번 시즌 토트넘이 리그 4위에 오른다면 시즌 일등공신은 무조건 손흥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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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2년에 창단한 토트넘 역사에서 손흥민의 득점 기록을 앞서는 전설은 단 4명뿐이다. 280골의 해리 케인, 266골의 지미 그리브스, 208골의 보비 스미스 그리고 174골의 마틴 치버스가 손흥민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은 선수들이다. 손흥민이 다음 시즌까지 어떤 활약을 보여주는지에 따라서 치버스의 기록까지는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과 재계약을 체결한 후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스미스를 넘어서 구단 역사상 최다 득점자 3위까지도 올라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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