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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강상우 "100번 돌려본 린가드 패스→실축 영상…다음에 또 놓치면 린가드한테 욕 먹겠죠!"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4-03-19 05:50


돌아온 강상우 "100번 돌려본 린가드 패스→실축 영상…다음에 또 놓치면…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2024시즌 FC서울 지휘봉을 잡은 김기동 감독(53)이 지난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를 꺾고 '데뷔승'을 거둔 현장에는 '애제자' 강상우(31)가 있었다. 이날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90분 동안 왕성한 활동량과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그라운드를 활보, 2대0 승리를 뒷받침했다. 2년 전 포항에서 중국 베이징 궈안으로 떠났다 지난달 서울 입단으로 K리그 리턴한 강상우와 포항 시절 은사였던 김 감독이 2년만에 K리그에서 합작한 승리였다. "감독님이 이적이 결정되고 나서 '몸은 잘 되어있나', '지금 잘 할 수 있나?'고 말하며 부담을 줬다"는 강상우는 이번 승리로 조금 마음의 부담을 덜 수 있었다.

강상우는 국가대표를 경험한 프로 10년차 베테랑이지만, 지난 7일 입단 후 채 열흘도 안 된 시점에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새 소속팀 동료들과 친해질 시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서울 용산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EA SPORTS FC FUTURES' 축구 페스티벌에 일일 특별 강사로 나선 강상우는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 합류했다. 저 역시 베이징에서 동계훈련은 했지만, 공식 경기를 치르지 않아 몸이 좋은 상태라고는 말하기 어려웠다. 집도 새로 구해야 한다"며 "지금으로선 피해를 안 가게 하려고 한다. 내 할 것 하기도 바빠서 팀 분위기를 살필 시간이 없다"며 웃었다.


돌아온 강상우 "100번 돌려본 린가드 패스→실축 영상…다음에 또 놓치면…
K리그1 FC서울과 인천유나이티드의 경기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서울 강상우가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상암=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4.03.10/

돌아온 강상우 "100번 돌려본 린가드 패스→실축 영상…다음에 또 놓치면…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2024 3라운드 FC 서울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 서울 강상우가 슛팅을 시도하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3.16/

돌아온 강상우 "100번 돌려본 린가드 패스→실축 영상…다음에 또 놓치면…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2024 3라운드 FC 서울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 서울 강상우가 슛팅을 시도하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3.16/
강상우는 지난 10일 인천과 K리그1 2라운드를 통해 서울 데뷔전을 치렀다. 전반 34분 수비벽을 일거에 허무는 제시 린가드의 침투패스를 건네받아 골문 앞에서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이했다. 골로 연결했더라면, 린가드도 빛나고, 서울팬들에게 자신의 존재감도 확실히 각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몸이 덜 만들어진 탓인지 슈팅 임팩트가 제대로 되지 않아 막혔다. 강상우는 "누구보다 내가 아쉽다. (영상을)100번은 돌려봤을 것이다. '내가 어떻게 해야 넣을 수 있었을까?' 계속 생각했다. 어제(제주전)도 린가드 패스를 받아 찬스를 한번 얻었다. 앞으로 몇 개 더 놓치면 린가드한테 욕을 먹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제주전에선 데뷔골을 넣을 기회가 있었다. 전반 19분, 서울이 페널티킥 반칙을 얻었다. 강상우는 "페널티킥이 선언되고 나서 일류첸코에게 내가 차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일류첸코가 살짝 망설이더라. 그때 (기)성용이형이 와서 일류첸코가 차게끔 했다. 그래도 일류첸코가 나를 믿어준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상우와 일류첸코는 포항 시절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김기동 감독은 제주전을 마치고 린가드를 향해 "설렁설렁 뛴다. 축구는 이름값으로 하는 게 아니"라고 공개 비판했다. 포항에서 '코치 김기동', '감독 김기동'과 약 6년간 동고동락한 강상우는 경험을 토대로 "(김기동 감독 축구에서)전방에서부터 수비를 안 하면 절대 안 된다. 교체로 들어온 린가드가 감독님이 원하는 그런 모습을 못 보여줘서 자극 아닌 자극을 준게 아닌가 싶다"며 린가드의 기량을 끌어내기 위한 방법이라고 여겼다.

강상우는 중국에서 한뼘 더 성장해서 돌아왔다. 그는 "포항 시절을 돌아보면 교만했던 것 같다. 경기에 나서는 건 당연하고, 교체되면 기분이 안 좋았다. 그런데 중국에선 교체로 10분을 뛸 때가 있었다. 20분을 뛰기 위해 일주일간 열심히 노력하게 되더라. 용병으로서 경기에 뛸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꼈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강상우는 "2년만에 한국에 돌아오니 관심도가 더 커진 것 같다. 책임감을 느낀다. 어린 나이가 아니기 때문에 팀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의지를 보였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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