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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2024시즌 FC서울 지휘봉을 잡은 김기동 감독(53)이 지난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를 꺾고 '데뷔승'을 거둔 현장에는 '애제자' 강상우(31)가 있었다. 이날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90분 동안 왕성한 활동량과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그라운드를 활보, 2대0 승리를 뒷받침했다. 2년 전 포항에서 중국 베이징 궈안으로 떠났다 지난달 서울 입단으로 K리그 리턴한 강상우와 포항 시절 은사였던 김 감독이 2년만에 K리그에서 합작한 승리였다. "감독님이 이적이 결정되고 나서 '몸은 잘 되어있나', '지금 잘 할 수 있나?'고 말하며 부담을 줬다"는 강상우는 이번 승리로 조금 마음의 부담을 덜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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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전에선 데뷔골을 넣을 기회가 있었다. 전반 19분, 서울이 페널티킥 반칙을 얻었다. 강상우는 "페널티킥이 선언되고 나서 일류첸코에게 내가 차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일류첸코가 살짝 망설이더라. 그때 (기)성용이형이 와서 일류첸코가 차게끔 했다. 그래도 일류첸코가 나를 믿어준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상우와 일류첸코는 포항 시절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김기동 감독은 제주전을 마치고 린가드를 향해 "설렁설렁 뛴다. 축구는 이름값으로 하는 게 아니"라고 공개 비판했다. 포항에서 '코치 김기동', '감독 김기동'과 약 6년간 동고동락한 강상우는 경험을 토대로 "(김기동 감독 축구에서)전방에서부터 수비를 안 하면 절대 안 된다. 교체로 들어온 린가드가 감독님이 원하는 그런 모습을 못 보여줘서 자극 아닌 자극을 준게 아닌가 싶다"며 린가드의 기량을 끌어내기 위한 방법이라고 여겼다.
강상우는 중국에서 한뼘 더 성장해서 돌아왔다. 그는 "포항 시절을 돌아보면 교만했던 것 같다. 경기에 나서는 건 당연하고, 교체되면 기분이 안 좋았다. 그런데 중국에선 교체로 10분을 뛸 때가 있었다. 20분을 뛰기 위해 일주일간 열심히 노력하게 되더라. 용병으로서 경기에 뛸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꼈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강상우는 "2년만에 한국에 돌아오니 관심도가 더 커진 것 같다. 책임감을 느낀다. 어린 나이가 아니기 때문에 팀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의지를 보였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