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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 리오넬 메시가 통산 8번째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남자선수상을 거머쥐었다. 엘링 홀란의 트레블 달성 위엄에도 주장단 투표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메시는 이번 수상으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에 성공했다. 통산 8번째 수상으로 다시 한번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임을 증명했다. 메시는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2015년, 2019년, 2022년, 2023년까지 수상을 이어갔다.
FIFA는 '메시는 파리 생제르맹이 프랑스에서 2년 연속 국내 우승을 차지하는 데 기여했다. 지난 시즌 동안 리그앙에서 가장 많은 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이후 리그앙 올 시즌 팀에 선정됐다. 또 지난해 3월 퀴라소와 친선 경기에서 득점으로 이란 알리 다에이, 포트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이어 국가대표 커리어 100번째 골을 기록한 세 번째 선수가 됐다. 여름에 파리 생제르맹을 떠난 메시는 새로운 팀 인테르 마이에미에서 데뷔하자마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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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공개된 공격수 후보에는 카림 벤제마(알 이티하드),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가 이름을 올렸다. 미드필더 후보로는 주드 벨링엄(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케빈 더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 일카이 귄도안(바르셀로나),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로드리(맨체스터 시티), 베르나르도 실바(맨체스터 시티),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가 포함됐다.
수비수 후보는 후벵 디아스(맨체스터 시티), 버질 판다이크(리버풀), 에데르 밀리탕(레알 마드리드), 안토니오 뤼디거(레알 마드리드), 존 스톤스(맨체스터 시티), 카일 워커(맨체스터 시티)가 선정됐다. 골키퍼 포지션에는 티보 쿠르투아(레알 마드리드), 에데르송(맨체스터 시티),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아스톤 빌라)가 올랐었다.
FIFA는 3-4-4 포메이션에 맞춰 공격진에 비니시우스, 메시, 음바페, 홀란, 미드필더는 벨링엄, 더브라위너, 실바, 수비수는 워커, 스톤스, 디아스, 골키퍼는 쿠르투아가 이번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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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의 경우 메시가 아르헨티나 대표팀과 함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트로피를 들었지만, 올해에는 독보적인 활약을 꼽기는 어렵다. 인터 마이애미 이적 이후 연속 경기 공격포인트로 주목받았지만, 상대적으로 유럽 무대에서 활약한 선수들과 동일 선상에 두기는 쉽지 않다.
반면 홀란은 지난해 트레블 달성으로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힐 수 있는 활약을 선보였다. 홀란은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만 36골을 기록하며 잉글랜드 무대를 정복했고, 유럽챔피언스리그 12골을 포함해 모든 대회에서 총 52골을 터트리면서 차세대 축구 아이콘임을 증명했다.
홀란의 활약과 함께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 모두 정상에 등극해 구단 역사상 최초로 '트레블'을 달성하면서 구단의 한을 풀어냈다. 하지만 홀란은 지난 2023 발롱도르에 이어 이번 2023 FIFA 올해의 남자선수상에서도 메시에 밀리며 트레블 활약을 수상의 영광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영국의 토크스포츠는 시상식 상황에 대해 보도하며 '홀란의 아버지가 메시의 수상에 눈썹을 치켜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누가 상을 받는지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라며 아들을 대신해 시상식에 참가해 불편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홀란을 밀어낸 메시에 대한 논란은 지난해 발롱도르 수상식 때도 등장한 바 있다. 당시 시상식을 앞두고 메시의 수상이 유력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팬들은 홀란이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며 논란이 됐다. 홀란의 수상을 주장하는 팬들은 SNS를 통해 "홀란은 그럴 자격이 있다", "강도짓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레반도프스키로부터 강탈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이제 홀란이 뺏기게 됐다"라며 홀란이 발롱도르를 빼앗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레반도프스키는 지난 2020 발롱도르의 유력한 수상 후보였다. 2020년은 그야말로 레반도프스키의 해였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그는 2019~2020시즌 트레블을 이끌었고 2019~2020시즌 무려 55골을 터뜨렸다. 2020년 기준으로도 그는 44경기 47골을 터뜨리며 유력한 발롱도르 수상 후보로 언급됐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발롱도르 수상식이 취소됐고, 2021년 발롱도르에서는 메시와의 경쟁에서 밀리며 아쉽게 발롱도르 수상이 불발됐다.
레반도프스키는 분데스리가 한 시즌 역대 최다골 등 엄청난 기록을 세웠기에 더욱 아쉬운 상황이었으며, 메시까지도 수상 이후 "레반도프스키가 2020년에 발롱도르를 받았어야 한다. 그는 자격이 있다"라며 레반도프스키의 수상 불발에 대한 아쉬움을 표한 바 있다. 당시 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 코파 델레이 우승 외에는 공식 대회 트로피가 없었지만, 이번 월드컵 우승처럼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코파 아메리카 2021 우승을 이끌며 생애 첫 대표팀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거머쥐었고, 그 덕분에 7번째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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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데일리메일은 16일 '메시가 홀란과 동률을 이뤘음에도 상을 수상한 이유는 케인이 메시를 선택했기 때문이다'라고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은 '메시는 홀란과의 FIFA 올해의 남자선수상 최종 순위에서 그를 제치고 수상자로 선정됐다. 메시와 홀란은 모두 48점을 얻었고, 음바페가 35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라고 전했다.
두 선수가 48점으로 같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수상자가 메시가 된 이유는 바로 주장단의 투표였다. 홀란이 감독과 언론 투표에서 앞섰지만, 매시는 주장단 투표와 팬 투표에서 홀란과의 격차를 상쇄했다.
FIFA는 '두 선수가 1위에 뽑혔다. 규정에 따라 수상자는 대표팀 주장 투표에서 최고점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으로 결정된다'라며 메시의 수상 이유와 함께 주장단에서 최고점인 5점을 준 비율도 공개했다. 메시에게 최고점을 준 사람은 107명으로 홀란의 64명보다 월등히 앞섰다.
데일리메일은 이 점에 대해 '아르헨티나 대표팀 주장 메시는 홀란을 최고의 선수로 투표했다. 반면 프랑스 주장 음바페는 전 동료인 메시를 최우수 선수로 꼽았고, 잉글랜드 주장 케인도 메시에게 최우수 선수 표를 던진 선수 중 한 명이었다. 리버풀 트리오인 모하메드 살라, 버질 판다이크, 앤드류 로버트슨도 홀란 대신 메시에게 투표했다. 한국대표팀 주장 손흥민도 최종 순위 같은 순서대로 투표했다'라며 수상자가 갈린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홀란을 지지한 선수들도 적지 않았다. 노르웨이 대표팀 주장인 마르틴 외데고르는 홀란을 지지했고, 스웨덴 대표팀 주장 빅토르 린델로프도 홀란을 최우수 선수로 올려뒀다. 전 동료인 일카이 귄도안의 선택도 마찬가지였다. 이외에도 아일랜드 주장 시무스 콜먼은 두 선수 모두 1위에 두지 않고 더브라위너를 1위로 투표하기도 했다.
팬들은 이번 수상 결과에 대해 "홀란이 두 번이나 강도를 당했다", "이제 메시의 시대는 끝났다. 메시 팬들이 펜을 내려놓지 못해서 졌다"라고 비판하기도 했으며, 일부 팬들은 "메시는 홀란을 찍었다"라며 메시는 홀란을 인정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