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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초신성' 배준호(21·스토크시티)가 잉글랜드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배준호의 성장세를 볼 수 있는 경기였다. 배준호는 최근 13경기 연속 선발 출전 중이다. 지난 해 U-20 월드컵에서 4강 신화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유럽의 러브콜을 받은 배준호는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스토크 유니폼을 입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유럽 이적 첫 해 의미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직 골은 없지만, 매경기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배준호를 영입했던 알렉스 닐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전격 경질되는 변수가 있었지만, 배준호는 신임 사령탑 스티븐 슈마허 감독 밑에서도 중용되고 있다.
눈여겨 볼 것은 스타일의 변화다. 그간 배준호는 10번 유형의 플레이를 펼쳤다. 위치는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았지만, 창의적이고 기술적인 플레이로 각광을 받았다. '제2의 이청용(울산 HD)'으로 불린 이유다. 배준호는 이청용이 부상 전 볼턴에서 그랬던 것처럼, 투박한 스토크에 테크닉을 더해줄 자원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해버지' 박지성 같은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돋보이는 모습이다. 과감한 압박과 적극적인 수비가담에 나서고, 이 과정에서 몸싸움도 불사하고 있다. 스타일 변화가 잘 맞아 떨어지는 모습이다. 여리여리한 몸과 달리, 강단 있는 플레이가 피지컬 위주의 챔피언십에서도 통하고 있다. 팀 전력이 좋지 않은 스토크 스타일상 수비 후 역습으로 나서는 상황이 많은데, 배준호는 이 과정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사실상 8번, 박투박(박스투박스 미드필더) 역할을 해주고 있다. 볼을 뺏고 역습의 고리가 되고, 상황에 따라 직접 볼을 운반하면서 스토크의 공격을 만들어내고 있다. 물론 번뜩이는 탈압박 등 배준호 특유의 기술도 위력적이다.
스토크 구단 역시 착실히 성장하며 팀의 에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배준호에 큰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투박한 챔피언십 보다는 기술적인 리그가 낫지 않았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배준호는 매경기 출전하며 스스로 답을 찾았다. 이청용이 아닌 박지성 루트를 걷고 있는 배준호는 묵묵히 성장하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